무주선관위 선거감시원
후보부인 비방 혐의 고발
선관위 관리소홀 ‘도마’
후보부인 비방 혐의 고발
선관위 관리소홀 ‘도마’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 표현을 제한해 중립성 논란을 빚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자신들이 위촉한 선거부정감시원은 소홀히 관리해 비판을 사고 있다.
전북 무주군선관위가 선거감시원으로 위촉한 도아무개(49)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20분부터 10여분 가량 무주군 읍내리 시장 사거리에서 한 군수 예비후보 부인이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가로 80㎝ 세로 100㎝ 크기의 팻말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당시 팻말에는 “무주군수 예비후보의 처는 차용금 7천만원을 즉각 갚아라”, “무주군민은 사기꾼에 속지 마십시오” 등이 빨간색과 검정색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도씨는 지난 4월5일부터 일당 5만원씩을 받고 무주군 안성면에서 선거 감시활동을 벌였으나, 5월1일자로 해촉됐다.
해당 예비후보는 “1998년 처제가 노래방을 하면서 도아무개씨 인척에게 3천만원을 빌렸는데 일부만 갚았다. 이런 과정에서 아내가 보증을 섰는데 시위에 나선 도씨는 금전문제와 상관이 없다. 민감한 선거 때여서 냄새가 나지만, 일단 검찰수사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어, 네거티브 공세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토로했다.
전북도선관위는 11일 “공직선거법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물 설치 금지’(90조)와 ‘후보자 비방죄’(251조)에 해당하는 혐의가 명확해 검찰에 지난 6일 고발했다”며 “피고발인 도씨가 사돈한테 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허위사실 공표죄(250조) 여부는 검찰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도선관위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감시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주군선관위 관계자도 “매일 두차례 아침 8시30분과 오후 5시30분에 30분씩 감시원 교육을 시켰으나 이런 돌발상황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누구의 사주를 받은 것같지는 않지만, 선거감시원이 이런 행위를 한 것은 전국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시민 김아무개(50)씨는 “관리가 얼마나 소홀하면 부정선거 감시원이 관할 구역을 벗어나 엉뚱한 1인 시위를 벌이겠느냐”며 “선관위가 4대강과 무상급식에는 현실성 없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도 조직 내부는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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