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장소 집회신고 선점’ 공무원 작성 문건 나와
“경찰과 시청앞 장애인집회 해산 검토” 내용 담겨
김범일 시장, 항의 장애인에 ‘이XX’ 욕설 논란도
“경찰과 시청앞 장애인집회 해산 검토” 내용 담겨
김범일 시장, 항의 장애인에 ‘이XX’ 욕설 논란도
대구시가 장애인단체의 집회를 막기 위해 김범일 시장의 선거사무소와 집 주변, 시청 주차장에 장기간에 걸쳐 집회신고를 해뒀다는 내용이 담긴 시 직원 작성 문건이 나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이에 항의하는 장애인들과 대학생들을 향해 11일 김 시장이 막말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4·20 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공개한 에이4 용지 한 장짜리 문건을 보면, 대구시 복지정책과가 24, 25, 27일과 다음달 3, 5, 7일에 시청 주차장에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돼 있다. 또 김 시장의 선거사무소와 집 주변에도 1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집회신고가 돼 있는 것으로 적혀 있다. 대구시청 총무인력과 직원이 작성한 이 문건에는 ‘13일 이전에 경찰과 협조해 시청 앞에서 집회을 하고 있는 장애인단체의 해산을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경찰청은 장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가 각각 ‘녹색성장 추진 결의대회’와 ‘장애 인권 신장대회’ 명목으로 최근 집회신고를 했으나 이들의 신분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10~11일 시장 선거사무소와 집 주변에서는 신고와 달리 집회가 열리지 않아 사실상 ‘유령집회신고’로 드러났다. 시 복지정책과 직원은 “문건에 ‘복지정책과 신고’라고 돼 있는 부분은, 우리가 집회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파악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11일 경북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김 시장이 문제의 ‘장애인 집회 대책’ 문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자신을 막아서는 장애인단체 회원 및 대학생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을 향해 막말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조아무개(25·대학생)씨는 “장애인 회원들과 학생들이 시장 일행이 차에 타는 걸 막아서자, 시장이 ‘너 이 ××, 가만두지 않겠다’며 욕설을 해 순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민제 사무국장은 “시가 이른바 ‘방어집회’ 목적으로 유령집회를 신고하는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장애인단체의 집회를 사전에 막아버렸다”며 “시장은 집회의 자유를 빼앗은 것과 욕설을 퍼부은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차를 가로막고 옷을 잡아뜯는 등 승강이가 있었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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