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과 광주시의 경계인 불곡산 정상 근처에 있다 최근 갑자기 철거된 불곡산 산불감시탑의 흔적. 감시탑 이전 배경이 석연치 않을 뿐 아니라, 감시탑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아 콘크리트 밑받침에 박힌 날카로운 철골 구조물이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탑 부수고 50m옆에 지어
“예산낭비·사고 우려” 지적
“예산낭비·사고 우려” 지적
“잘 자라는 나무는 왜 베어내고, 멀쩡한 산불감시탑은 왜 부수고 새로 짓나?” 경기도 성남·용인·광주시민들이 즐겨찾는 분당 불곡산 산불감시탑 이전 설치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성남시 분당구는 최근 불곡산 정상(해발 312m)에서 100여m 가량 떨어져 있던 산불감시탑 바로 옆에 새 감시탑을 세웠다. 송전탑 모양의 철골 구조물인 새 감시탑은 기존 감시탑에서 직선거리로 50여m 가량 떨어져 있다. 분당구는 “새 감시탑 설치에 7천여만원이 들었고, 기존 감시탑은 100여만원을 들여 지난 10일을 전후해 철거했다”며 “기존 감시탑이 낡고 산불을 감시하기 좋지 않은 위치여서 공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산객과 시민들은 이 공사에 대해 상급기관이 자세히 ‘감시’ 할 필요가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03년 세워져 7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불곡산은 물론 성남 청계산과 수원 광교산의 산불까지 감시했던 탑을 갑자기 조망권이 나쁘다는 이유로 철거·이전한 배경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전 공사도 봄철 산불조심 강조기간(2월1일~5월15일)이 사실상 끝난 지난 10일께 끝내 ‘장마 뒤 우산을 사들인 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 감시탑을 원래 자리 바로 옆으로 옮기느라 애꿎은 나무 수십 그루가 베어져 나갔고, 자재를 운반하느라 등산로 곳곳이 파헤쳐졌다. 등산객 이수만(45)씨는 “괜한 공사로 산림이 파헤쳐지고 몇천만원의 예산을 날린 것 같다”며 “기존 탑의 철거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안전사고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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