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진행중이거나 “수익성 없다” 결론난 사업
13개중 12개 ‘재탕’… 개발 치우쳐 복지는 실종
13개중 12개 ‘재탕’… 개발 치우쳐 복지는 실종
한나라당 대구시당이 대구시 등에서 이미 추진중인 사업을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부실공약’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시당은 최근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대구의 대표공약 13가지를 발표했다”며 “대형 프로젝트의 개발로 대구 발전의 큰 틀을 만들고자 하는 한나라당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시당이 첫번째로 내세운 공약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안에 키스트와 산업기술시험원 등 의료 관련 분원을 유치하고, 전문 심장병원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온 시가 이미 산업기술시험원 분원 유치를 위해 양해각서를 맺었으며, 전문 심장병원은 한 달 전에 이미 수익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대구 제3공단과 서대구공단의 리모델링도 오래 전부터 시가 추진해오다 지난 1, 4월 각각 전문기관에 용역을 맡긴 사업이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도 이미 오래 전에 개발 양해각서까지 맺었으며, 도심 도시재생사업은 김범일 시장 후보가 4년 전 내건 공약이다.
국가산업단지 안 첨단산업 유치, 그린에너지사업 육성, 대구·경북 연구개발특구 조성, 낙동강과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와 2013년 에너지총회 성공적 개최, 2012년까지 공공기관 11곳 이전 완료, 영남권 신공항 건설, 케이투 공군비행장 이전 등도 ‘재탕 삼탕’공약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당이 발표한 13가지 가운데 혁신도시∼대구스타디움∼국가과학산업단지∼이시아폴리스를 연결하는 2단계 도시철도망 건설만이 유일하게 새로운 것이지만 엄청난 사업비로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공약이 개발 부문에 지나치게 치우쳐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화, 교육, 환경, 사회복지 분야의 공약은 찾을 수가 없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부실공약의 밑바닥에는 대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곧 당선이라는 오만한 심리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당 정책수석부위원장 배영식 의원은 “대구에 이미 펼쳐 놓은 사업이 워낙 중요해 앞으로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공약의 핵심이고, 이미 추진중인 사업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시당 이달희 사무처장도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교육 부문은 공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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