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바닥분수 아래쪽 계단 주변에 시멘트가 녹아내려 하얗게 변해 있는 곳을 지나가고 있다. 물빛광장은 서울시가 80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까지 공사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난해 9월24일 조기 준공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담당자 “시, 공사기간 단축시켜”
“오시장 치적 홍보 위해 무리” 지적
서울시 “틈새 메운 것 나왔을 뿐”
“오시장 치적 홍보 위해 무리” 지적
서울시 “틈새 메운 것 나왔을 뿐”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의도한강공원 물빛광장의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는 바람에 부실공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1일 <한겨레> 기자가 한강공원 물빛광장에 나가 살펴보니, 계단식으로 된 바닥분수의 아래쪽에서 하얀 시멘트 가루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 가루는 분수 위쪽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섞여 일부는 강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오래된 시멘트 찌꺼기는 돌계단 표면에 달라붙어 있었다.
당시 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물빛광장의 바닥 공사는 콘크리트로 기초바닥을 다진 뒤 철근 구조물을 놓고 콘크리트로 덮은 다음 판석(화강암)을 깔아야 한다. 하지만 설계도가 없이 공사를 시작한 탓에 판석을 깔기 전의 바닥 높이가 애초 계획보다 50~60㎝ 낮게 시공되자 그 차이를 벽돌과 시멘트, 모래로 메웠다.
현장에서 공사를 한 ㄱ씨는 “높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다시 철근구조물과 콘크리트로 쌓아야 했지만 촉박한 공사기간 때문에 벽돌을 쌓고 틈새를 시멘트와 모래로 메워넣은 뒤 그 위에 판석을 얹었다”며 “헐겁게 메운 시멘트와 모래가 판석과 물의 압력에 못이겨 바깥으로 새어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는 “일정이 워낙 다급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설계도도 없이 공사를 진행해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며 “서울시가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바람에 임시방편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물빛광장의 바닥은 경사가 있어서 위쪽보다 아래쪽이 많은 압력을 받는데, 무거운 판석을 지탱하고 있는 벽돌이 무너지면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자재들이 아래쪽으로 쓸려내려갈 위험마저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전영주 팀장은 “공사 초기 화강암 사이를 메운 시멘트 성분이 빠져나와서 굳은 것이고 지금은 새어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실공사 의혹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를 깔면 높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부분은 공간을 메우는 용도의 돌을 썼을 수 있지만 전체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의도한강공원은 원래 공사기간이 지난해 1~12월이었지만, 서울시는 9월24일 조기준공식을 열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법 때문에 연말부터는 공식행사 참여나 사업홍보를 할 수 없어 그 전에 오 시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준공을 앞당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공식을 한 지 8개월이 넘도록 준공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심을 더해준다. 이에 대해 전 팀장은 “당시 95% 정도 공사가 완료됐기 때문에 준공식을 한 것이었고, 편의시설이나 식재 조성 등 마무리 공사를 끝내고 오늘 준공검사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설명대로라면 지난 2008년 8월 시작한 공사가 약 1년간 95%를 마무리한 뒤 나머지 5% 공사를 완료하는 데 8개월이 걸렸다는 얘기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영상은 hanitv.com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부실시공 실태
여의도한강공원은 원래 공사기간이 지난해 1~12월이었지만, 서울시는 9월24일 조기준공식을 열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법 때문에 연말부터는 공식행사 참여나 사업홍보를 할 수 없어 그 전에 오 시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준공을 앞당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공식을 한 지 8개월이 넘도록 준공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심을 더해준다. 이에 대해 전 팀장은 “당시 95% 정도 공사가 완료됐기 때문에 준공식을 한 것이었고, 편의시설이나 식재 조성 등 마무리 공사를 끝내고 오늘 준공검사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설명대로라면 지난 2008년 8월 시작한 공사가 약 1년간 95%를 마무리한 뒤 나머지 5% 공사를 완료하는 데 8개월이 걸렸다는 얘기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영상은 hani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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