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향 수장 동시당선 이변
‘만년 보수’ 강원이 뒤집혔다. 6·2 강원도 지방선거에선 ‘이변’과 ‘최초’의 기록이 잇따라 탄생했다.
‘한나라당 텃밭’인 강원도에서 이광재 도지사 당선자는 ‘최초의 민주당 도지사’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방선거 실시 후 도백을 지낸 최각규 전 지사는 자유민주연합, 내리 3선을 한 김진선 현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 당선자는 ‘강원도 첫 40대 도지사’란 발자국도 찍었다.
민병희 교육감 당선자는 한국 교육사에 ‘최초의 평교사 출신 교육감’, ‘최초의 전교조 교사 출신 교육감’이란 이정표도 세웠다. 이광재·민병희의 동시 당선은 진보·개혁적 도지사와 교육감이 동시에 강원도 행정과 교육 수장으로 등극하는 기록도 만들어냈다.
2일 ‘강원 표심’은 예전과 달리 움직였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지역구인 영월·평창·정선에서뿐 아니라 이계진 후보의 지역구인 원주에서도 이겼다. 한나라당세가 가장 강한 도시 중 하나인 강릉 주민들도 이 당선자를 선택했다. 시장·군수 선거에선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각각 4곳에서 당선됐다. 도지사와 18개 시장·군수 선거를 싹쓸이했던 2006년 선거에 견주면, 한나라당 독주 구도가 무너진 셈이다.
향후 강원도에선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민병희 당선자의 당선소감 화두는 모두 ‘변화’였다.
이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고, 민 당선자는 ‘경쟁과 수월성’으로 대표되는 ‘이명박식 교육’을 대폭 수술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당선자 역시 교육예산 대폭 증대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밝히고 있어, 도지사와 교육감 사이의 정책공조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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