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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주 비자림로 절경훼손 우려

등록 2010-06-08 18:56

찻길 넓히려 곰솔·삼나무 무더기 벌목?
도, 절물휴양림 부근 1.7km구간 직선화 추진
“전국 첫 ‘아름다운 도로’ 망친다” 비판 일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자연환경이 도로 구조 개선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도는 제주시 조천읍 절물휴양림 부근 삼거리에서 5·16도로에 이르는 1.68㎞의 비자림로 구간이 너비가 좁고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너비 12~15m(왕복 2차로)에서 18~23m(왕복 4차로)로 넓히고, 직선도로로 만드는 도로 구조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도는 이번 도로 구조 개선사업 구간에 포함된 절물휴양림 부근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140여m 떨어진 곳에서 서쪽으로 50여m 구간이 에스(S)자형으로 구부러지고 높낮이가 심해 교통사고 위험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에 따라 국비 20억원과 지방비 20억원 등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안으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가 공사를 추진하는 비자림로 구간은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2002년 전국의 이름난 88개 도로를 대상으로 벌인 ‘제1회 아름다운 도로’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도로이다. 도로 양쪽에는 20m 이상 자란 삼나무 등이 늘어서 눈이 오거나 안개가 필 때는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로 구조 개선사업이 이뤄지면 삼나무와 곰솔 등이 늘어선 도로가 밋밋한 도로로 바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도로변에 있는 높이 10m 안팎의 삼나무 190여그루와 곰솔 210여그루, 편백 50여그루, 상수리나무 150여그루, 졸참나무 70여그루, 때죽나무 40여그루, 단풍나무 30여그루 등 ‘아름다운 도로’ 선정에 기여했던 나무들이 사라지게 된다.

도는 삼나무와 곰솔은 너무 크거나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에 옮겨 심을 수 없어 그대로 베어내고 다른 나무들만 옮겨 심을 계획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도로 구조 개선사업을 벌일 비자림로는 경치가 뛰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로”라며 “교통사고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도로를 확장해 직선화하면 과속으로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도로 확장을 재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가 좁고 구부러져 대부분의 차량들이 속도를 내지 않는 비자림로에서는 지난 2년 동안 교통사고가 6건 났으나 직선도로로 개설하면 차량들이 과속해 교통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교래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했으며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를 마쳤다”며 “‘아름다운 도로’ 구간은 별로 훼손되지 않지만 도로변과 중앙분리대에 조경을 잘해 경관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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