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바뀐 인천·성남·하남 등 불협화음
감사청구 검토에 업무보고 중단 시키기도
감사청구 검토에 업무보고 중단 시키기도
6·2지방선거 결과 수도권 자치단체장들이 대폭 물갈이된 가운데, 몇몇 자치단체가 당선자 쪽의 업무 인수위원회에 자료 제출을 무성의하게 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인수위가 허술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아 특정 사안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기로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인수위는 업무 보고를 아예 거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15일 지난해 8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도시축전의 추가 자료 제출과 답변이 불성실하자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송 당선자 인수위원회 윤관석 대변인은 “인천시로부터 도시축전 보고를 받았지만 1400억원이 넘는 거액이 투입됐는데도 결산보고서조차 없고, 조직위가 해체됐다는 이유로 관련자들도 제대로 답변을 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답변이 총제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송 당선자는 지난 14일 인수위원회 첫 회의에서 “도시축전 보고 자료가 매우 부실하다”며 “많은 시민들이 제기한 문제인데 14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내역이 전혀 없고 일반적인 사업자 자료만 있는 등 보고에 대한 기본 인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무성의하고 부실한 자료 때문에 인수위가 업무 보고를 중단시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 당선자 쪽 인수위원회인 ‘성남시민행복위원회’는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공격적 태도와 거친 발언 등으로 업무 보고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행복위원회는 “공단 이사장이 (인수)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자신을 ‘피의자’라고 말하거나 ‘그만 둘 각오가 돼 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 업무 보고를 중단시키고 서면으로 대신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14일에도 보도자료를 내어 “시설관리공단이 수입·지출 내역조차 없는 예산안 자료를 내놓는 등 기본 현황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업무 보고를 중단시켰다.
이교범 경기도 하남시장 당선자의 인수위도 지난 14일 “현 시장이 중앙대 하남캠퍼스 유치 과정에서 시가 몇백억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질타했고, 조익현 하남 부시장은 “다시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민행복위원회 이덕수 행정기획분과위원장은 “인수위는 점령군도 아니고 성남시를 접수하러 들어온 연합군도 아니다”라며 “새로운 시장 당선자를 위해서 업무 파악을 하기 위한 자리를 일부 인사들이 공격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제 경기도 의왕시장 당선자 업무 인수지원단은 “현 집행부(의왕시)가 지방선거 직전 시설공단 이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신임 시장의 임명권을 방해한 정황이 있다”며 “진상조사 뒤 공단 이사장 선임을 백지화하겠다”고 최근 밝혀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김기성 김영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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