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제 등급화 해고 의도” 반발
서울시교향악단을 새 법인으로 독립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6개 산하단체에 대한 개혁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사갈등을 빚었던 세종문화회관이 산하 예술단체 단원들을 일정 비율로 등급화해 평가하는 상대평가제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관 쪽이 지난해 12월 노사가 합의한 단원평가방식을 무시하고 일정비율로 등급을 강제 배분해 일부를 해고하려 하고 있다”며 회관이 지난 4월 각 산하 단체에 보낸 평가지침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를 보면 회관은 ‘단체별로 단원들을 탁월 10%, 우수 20%, 보통 50%, 미흡 20%등 4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할 것’, ‘전 단원을 문제단원으로 지적하는 평가의견서를 제출할 것’, ‘문제 단원들에게는 주의를 줄 수 있는 10점을 넘는 11점 이상의 감점을 부여할 것’ 등 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이달 말까지 이 지침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교향악단처럼 서울시에서 특단의 조처가 있을 것이며, 이행 의지가 부족한 단장에 대해서는 임금삭감 또는 계약해지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는 강제조항까지 담고 있다.
노조는 “노사합의를 통해 합의된 단원평가제도가 엄연히 있는데, 이를 위반하고 강제로 단원들을 해고 대상자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공공예술의 기본은 물론 인권까지 파괴하는 사 쪽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동훈 세종문화회관 총무부장은 “노사합의에 따른 단원평가제도는 단원들에 대한 다방면 평가에 미흡하다고 판단돼 이 지침을 마련했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일 뿐 강제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는 회관이 이 같은 행태에 공개사과하고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오는 27~28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에는 연습·공연일정 등을 모두 거부하는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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