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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숲·황톳길 ‘도심 속 자연’ 성큼성큼

등록 2010-06-16 16:11수정 2010-06-16 16:50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심공원으로 꼽히는 한밭수목원은 야구장 30개를 합한 크기로 동원과 서원에 2500여종 88만여그루의 나무가 자란다. 만 9년 동안 공사해 호수와 산, 암석대, 수목원 등 시설을 갖춘 도심 속 휴식처다. 대전시 제공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심공원으로 꼽히는 한밭수목원은 야구장 30개를 합한 크기로 동원과 서원에 2500여종 88만여그루의 나무가 자란다. 만 9년 동안 공사해 호수와 산, 암석대, 수목원 등 시설을 갖춘 도심 속 휴식처다. 대전시 제공
[한겨레 특집|충청권 여행] 친환경 숨쉬는 대전
■ 가볼만한 하천·공원

갑천·유등천·대전천 흘러
한밭수목원엔 88만 그루
계족산 숲길 맨발로 걸어

대전은 물의 도시다. 도시 한복판에서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이 북쪽으로 치흐른 뒤 하나로 몸을 섞는다.

천변에는 자전거도로와 필드골프, 운동장 등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다. 접근성도 뛰어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흐르는 물을 보며 마음을 씻을 수 있다. 대전엑스포공원 앞 갑천호수공원은 담수면적 79만㎡, 담수량은 100만㎥로 일산 호수공원의 2.6배, 석촌 호수공원의 3.6배에 이른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탁 트인 수변공간을 감상하며 카누나 윈드서핑 등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이 호수공원은 갑천에 길이 165m, 높이 2.3m의 가동보를 설치해 만들었다.

이곳의 갑천에 가로놓인 보행자 전용 다리인 엑스포다리에서 보는 경관은 확 트여있어 장쾌하다. 멀리 서쪽으로는 계룡산, 동쪽으로 계족산이 둘러서 있고, 북쪽으로는 엑스포공원, 남쪽으로는 한밭벌이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이웃엔 10만평이 넘는 대규모 도심공원인 한밭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한밭수목원 안에는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이응노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천연기념물센터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대전의 센트럴파크라 할 한밭수목원은 야구장 30개를 합친 것만한 39만4000㎡(11만9000평) 크기의 대규모 공원으로 2001년 1·2단계 서원(서쪽 공원) 조성을 시작해 지난해 5월 3단계 동원(동쪽 공원) 공사를 마치고 개원했다. 서원에는 대전 5개 구의 생태 특성을 살려 꾸민 생태숲, 감각정원, 명상의 숲, 침엽수원, 관목원이 꾸며져 있으며, 장구애비·소금쟁이·잠자리·우렁이 등이 사는 호수와 습지가 있다. 동원은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파낸 흙을 쌓아 산을 만들고 연못, 암석대, 야생초 화류원, 유실수원, 관목류 생태숲 등으로 꾸몄다. 이 수목원에 심은 나무는 2500여종 88만여그루에 이른다.

갑천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엑스포다리는 야경이 아름다워 연인들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대전시 제공
갑천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엑스포다리는 야경이 아름다워 연인들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대전시 제공

구도심의 목척교는 옛 모습으로 복원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목척교는 대전역과 은행동 사이의 대전천에 놓인 다리였으나 1974년 하천을 복개하고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를 지으면서 이름만 남아 있었다. 두 상가는 한때 대전의 대표적 쇼핑센터였으나, 지난해 완전히 철거됐다. 목척교 복원은 쇠락일로에 놓여 있던 원도심 중앙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천을 비롯해 3대 하천변은 봄에는 노란 유채꽃과 푸른 보리밭이 출렁이고, 여름·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볼거리를 더한다. 대전시는 올해도 하천변 21만4000㎡에 코스모스 꽃밭을 만들었다. 하천 곳곳에는 이미 원추리와 붓꽃, 구절초, 벌개미취 등 5만5000㎡의 야생화 단지가 꾸며져 있다.

대전엔 맨발로 걷는 100리 숲길이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는 대전의 계족산은 숲길 100리를 품고 있다. 애초에는 두개의 길이었으나 대덕구 법동 용화사~가양비래공원 구간 4.62㎞를 연결해 총길이 42.25㎞의 100리 숲길을 만들었다. 이 숲길 가운데 14.5㎞ 구간은 황톳길이다. 이 길은 맨발 마사이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등 맨발 걷기 체험장으로 유명해져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찾아온다. 한국관광공사는 계족산 황톳길을 ‘최고의 명소’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맨발 걷기가 다소 지루하다면 하늘로 매끈하게 치솟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찾는 것도 좋다. 대전시 서구 기성동 장태산휴양림은 300여만㎡에 메타세쿼이아가 자라는 나무 천국이다. 숲 한가운데 공중을 걸으며 숲을 체험하는 하늘길 ‘스카이웨이’가 있다. 이 길은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높이 12m, 길이 116m의 다리를 놓아 만들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중·상단부를 만져볼 수 있다. 이 숲에는 이끼도롱뇽과 같은 동물들도 흔하다.

대전 중구 보문산에는 동물원인 주랜드, 각종 놀이기구가 있는 조이랜드, 화려한 꽃들이 사시사철 피어나는 플라워랜드로 구성된 중부권 대표 종합테마파크 대전오월드가 있다. 동물원에는 130종 600여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이곳에는 호랑이 우리 안을 관통하는 관람길이 있어 가까이에서 호랑이의 행동을 지켜볼 수 있다. 관람길은 투명 강화유리로 덮여 있어 안전하다. 최근에는 한국 늑대가 자연 상태에서 번식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도 구경할 수 있다. 오는 9월 문을 열 아쿠아월드의 4천t 규모 수족관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마존의 눈물>에 나온 분홍돌고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임수(45·시인)씨는 “도시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살기는 쉽지 않지만 대전은 생태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라며 “비록 회색 콘크리트 장벽은 있지만 맑은 물과 신선한 산소가 공급되는 대전은 그리 척박하지 않은 삶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미술관 옆 미술관 ‘예술의 향기’가…

시립·이응노미술관 나란히
다양성·깊이 일석이조 감상

대전시 서구 만년동 갑천변은 대전 문화예술의 중심이다.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평송청소년수련원, 천연기념물센터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특히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처마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다.

산책이나 데이트하던 이들이 부담 없이 여기저기로 들락거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시립미술관에서는 다양성을, 이응노미술관에선 한 예술가의 깊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 갑천변에 있는 이응노미술관(사진)은 바로 옆 대전시립미술관과 함께 미술관 단지를 이뤄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대전 갑천변에 있는 이응노미술관(사진)은 바로 옆 대전시립미술관과 함께 미술관 단지를 이뤄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갓을 쓴 듯한 지붕을 얹은 대전시립미술관은 규모가 크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건축면적이 8407㎡다. 건물 앞 분수의 파란 산뜻함과 흰 물줄기의 자유로움이 한결 시원하고, 밤이 되면 오렌지 조명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시립미술관은 대전의 둔산 신시가 개발이 마무리되던 1998년 당시 토지공사가 지어 대전시민에게 기증했다. 전시실은 6m 높이로 대형 작품들을 전시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1층 학예실 통로는 액자처럼 설계돼 있어 미술관 단골들이 통로에서 보이는 ‘하늘’ 작품을 감상하려 즐겨 찾는 명소이다.

시립미술관 오른쪽으로 한국 소나무가 건물 테라스 위로 고개를 내민 다소곳한 건물이 이응노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540㎡ 크기다.

이 미술관의 특징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앵이 미술관 외관이 미술관의 성격이나 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물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고암 선생의 문자추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술관 외형을 설계했고, 서양의 신전기둥과 한국의 처마를 형상화해 동서양의 예술감각을 녹여낸 고암의 예술세계를 상징했다. 이 미술관의 내부는 고암의 평면적 문자추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이 미술관의 유리벽 밖으로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서 있고, 전시·관람 동선에 맞춰 냇물 같은 연못이 건물 앞쪽을 따라 흘러 전시 공간과 고향집 앞마당 같은 건물 밖의 자연도 잘 어울린다.

이응노미술관은 대전시립미술관 소속이다. 시립미술관 이수정 학예사는 “음식점이나 전문점들도 한 골목에 있어야 잘되지 않느냐”며 “미술관이 같이 붙어있다 보니 여기 들른 분들이 이응노미술관도 가고, 저쪽 관람객이 이쪽으로 오기도 해 서로에게 시너지가 된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이응노 미술관은 ‘경계를 넘어서-먹으로부터의 다양성’ 기획전을, 시립미술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관으로 간 셜록 홈즈-재료의 비밀을 찾아라’ 전시회를 열고 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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