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연구 중간보고 “단순침수로 훼손”
미세균열 등에 보강재 삽입 제안키로
미세균열 등에 보강재 삽입 제안키로
세계 수준의 선사시대 문화유적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서 암면의 풍화를 가속화시키는 물질인 스멕타이트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반구대 암각화가 바위 겉면에 풍화를 가속화시키는 물질이 포함돼 훼손이 일어났다는 주장보다는 단순한 침수에 의해 계속 훼손돼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울산시는 6일 박맹우 시장과 김성배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 김은영 전 한국과학기술원장, 김수진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 암면 보존 방안 학술연구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구 용역을 맡은 공주대 산학협력단(수행대표 서만칠)은 “일부 학자들은 반구대 암각화의 구성광물 중 풍화를 가속화시키는 스멕타이트 성분이 확인된다고 주장했으나 연구 결과 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멕타이트는 물에 닿으면 급격히 팽창하는 성질을 가진 점토성 광물이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은 이날 보고회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훼손 상태와 관련해 침수된 면은 1~2㎝ 정도 깊이의 풍화현상을 보였다”며 “비파괴분석을 통해 풍화 훼손도를 조사했더니 구조적인 절리와 미세균열이 나타나면서 균열이 교차되는 부분에서는 탈락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적외선 열화상 분석 결과,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박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산학협력단은 암각화 보존 처리 방안으로 훼손된 부분에 대해 같은 종류의 암석으로 원래 모양대로 보강재를 만들어 삽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암각화 암면의 강화 처리 효과에 대한 실험이 끝나면 강화 처리 방안도 내놓기로 했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연구 용역은 오는 9월 끝날 예정이다.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가 겨울철 갈수기를 빼곤 연중 사연댐 물에 잠김에 따라 계속되고 있는 훼손을 막기 위해 댐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낮추기로 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 및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바위그림 300여점이 펼쳐져 있는 문화유산으로, 올해 초 근처 천전리 각석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