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농다리(충북지방유형문화재 28호).
고려 문화재 장마철 유실 막으려 하천 정비
장마철을 앞두고 진천 농다리(충북지방유형문화재 28호·사진) 지키기 작전이 시작됐다.
농다리는 1천년 전인 고려 초기에 쌓은 돌다리로 진천읍 문백면 구곡리에 있다. 물고기 비늘처럼 엇갈리게 교각을 쌓은 뒤 상판을 얹은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1932년 발간된 진천군지인 <상산지>에 고려 초기 상산 임씨 가문의 한 장군이 다리를 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농다리는 해마다 장마철이면 1~2차례씩 유실되곤 했다. 지난해 7월에도 130여㎜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28개 교각 가운데 5개가 빗물에 쓸려 내려가는 등 1984년부터 20여차례 유실됐다.
진천군은 농다리 유실이 고질병이 되자 올해 초부터 농다리를 지나는 세금천 폭을 넓히고, 바닥의 퇴적토와 세곡천 상류지역의 농경지 흙을 파내는 하천 정비 공사를 하고 있다. 하천 바닥은 1.5~2m까지 준설하고, 50~60m 정도인 하천 폭은 100m 이상으로 넓히고 있다. 또 진천 백곡천과 덕산면 한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서 농다리에 이르는 구간의 퇴적토 등도 정비하고 있다.
군 건설재난안전과 유지창씨는 “퇴적토를 정비하고 하천폭을 넓히면 물살이 느려져 홍수 때 농다리가 받는 하중이 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은 농다리 명소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8년 10억원을 들여 농다리 주변에 등산로·산책로·정자 등을 설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높이 48m에 이르는 인공 폭포와 구름다리(90m), 수변 탐방로(3175m)를 설치했다.
군 문화관광과 이인석씨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가운데 하나인 진천 농다리는 지역 대표 명소”라며 “보는 다리에서 머물고 느끼는 다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의 농다리 축제는 다음달 27~29일 열린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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