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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어머니, 건강식품 사기 조심하세요”

등록 2010-07-19 22:15

울산서 사기일당 검거
“정상가 2~3배 부풀려”
“삼 중에서 제일 좋은 천삼을 쪄서 말리기를 아홉번 하고 이를 다시 얼려서 만든 것이 흑삼인데, 100년 된 산삼보다 더 효능이 좋아 3일만 지나면 몸에 부기가 없어지고 피곤한 줄 몰라.”

울산에서 회사 다니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사는 김아무개(74) 할머니는 ‘쌀 1포, 국내산 쇠고기 1근 등을 단돈 1000원에 제공한다’는 광고지를 보고 한 행사장에 찾아갔다가 이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며 항상 피곤해하는 아들이 생각난 것이다.

김 할머니는 결국 “경매 받은 물건이라 반의 반의 반값에 그냥 드리는 것”이라는 말에 넘어가 행사 주최 쪽이 건강기능식품이라고 소개한 ‘흑삼겔’ 1상자를 19만8000원에 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충남 홍성군의 한 영농조합에서 만든 기호성 식품으로 분류된 홍삼 음료로, 1상자에 8만원짜리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울산경찰청 수사과는 19일 할머니들을 상대로 일반 음료를 질병에 효능 있는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속여 배가 넘게 부풀린 값에 팔아온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울산 남구 신정동 ㅎ사 대표 천아무개(34)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아무개(45)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 6~7월 3주 사이에 344명의 할머니들에게 1억5200만원어치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제품 구매량에 따라 이불, 황토매트, 벽걸이 티브이 등을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으며, 행사장에 친구를 데려오는 할머니들에게는 쌀과 고추장 등을 무료로 주면서 할아버지들의 입장은 막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행사장을 찾은 할머니들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날마다 안부전화를 하고, 노래방은 물론 무료 온천관광까지 보내 주며 환심을 사 피해 할머니들이 단속 경찰관들에게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압수한 이들의 노트에 ‘노인을 돈으로 보자’, ‘자식을 잘 컨트롤하고 돈 있는 사람’ 등의 내용이 주로 적혀 있는 등 할머니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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