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어민소득 증대 기대…환경단체 “수질개선이 먼저”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이 어민 소득 증대를 이유로 4대강 사업이 한창인 낙동강 하류에 잉어 치어(새끼) 10만 마리를 방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5일 “지난달 30일 북구 덕천동 앞 낙동강 하류에 잉어 치어 10만 마리를 방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류한 잉어 치어들은 국립수산과학원이 경남 진해의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 80일 동안 키운 5㎝ 크기의 종묘들이다. 이번 잉어 치어 방류는 부산 구포 어촌계가 “낙동강 하굿둑 건설과 수질 오염 등으로 어획량이 줄고 있다”며 시와 북구에 요청한 것을 국립수산과학원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 임상구 연구사는 “수온이 떨어지면 잉어의 먹이생물들이 줄어들고 잉어의 소화 능력도 떨어져 7~8월이 방류의 적기”라며 “어린 치어가 4~5년 뒤 어미가 되면 어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강바닥을 마구 파내는 준설이 이뤄져 수질 악화가 우려되는 4대강 사업 구간보다는 4대강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치어를 방류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는 강원도 양양군에서도 잉어 치어 방류를 요청했으나 국립수산과학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낙동강에 물고기를 방류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환경단체인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물고기를 낙동강에 방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낙동강 수질을 개선해서 물고기들이 저절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쪽에선 바닥을 파헤쳐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물고기를 방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 최상묵 수산기술보급팀장은 “4대강 사업이 벌어지는 낙동강의 수질을 고려해 1~2급수 어종보다는 수질이 나빠도 잘 적응하는 잉어 치어를 방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잉어 치어를 방류하기 일주일 전에 수질 체크를 했는데 우려할 만할 정도로 수질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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