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 오산시 초평동 신동아2차 아파트 중앙광장에 새로 조성된 분수공원 모습. 이 공원은 아파트 주민들이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의 하나로 제안했고 오산시가 사업비를 지원해 이날 준공했다.
오산시 등 26곳 조례 제정
아파트 안에 분수공원…옥상에는 생태 텃밭…
“아이들이나 부녀자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아요”
11일 경기 오산시 초평동 신동아2차 아파트 중앙광장에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작은 분수공원 하나가 선을 보였다. 844가구가 사는 이 동네 분수공원 자리에는 애초 정자가 하나 있었다. 신동아2차 아파트 최웅수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은 “정자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며 “정자를 주민 모두를 위한 분수 공원으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주민들이 오산시에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제안했는데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마을만들기’는 주민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 공간의 정비·개선 사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자치단체와 협조해 바꿔나가는 운동이다. 국내에서는 차 없는 골목 만들기, 담장 허물기, 쌈지 공원 만들기 등의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이후 관 주도의 일방통행식 행정이 아니라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가 강조되면서,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주민 참여 마을 만들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올해 하반기 ‘시민이 주인되는 수원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고 시청 안에 태스크포스(TF) 형태의 ‘마을만들기 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 현재 장안구 송죽동 등 일부 지역에서 이뤄진 마을만들기 사업을 수원시 전체로 확대해 올해 10개 마을, 2011년 20개 마을, 2012~2014년까지 매년 40개 마을 등으로 늘려 가기로 했다.
오산시도 올해 중앙동 생태놀이터 사업, 대원동 도보 트래킹 코스 조성 사업 등 10곳의 ‘참 살기 좋은 마을 사업’을 선정해 6억원을 지원하고 이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에 마을만들기 조례가 제정된 자치단체는 모두 26곳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서울 마포구, 인천 부평구를 비롯해 경기 안산시와 가평·양평군에서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사업을 지원 중이며, 안산시는 특히 좋은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수원이나 오산시처럼 주민 참여형 민주주의에 대한 자치단체장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 많아, 앞으로 마을만들기는 더 확산될 태세다.
조인규 수원시 자치행정과 고객만족행정팀장은 “과거처럼 관 주도의 획일적이고 하향적인 지역사회 개발로는 높아진 주민들의 주민 자치 의식을 따라갈 수 없다”며 “민선 5기 새 자치단체장들이 소통 행정을 강조하면서 민관이 협력해 주민 자치를 뒷받침하는 형태의 마을만들기 사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서 초록생태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초록옥상 사업. 주민들의 신청을 받은 수원시와 국토해양부가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으로 선정한 뒤 사업비를 지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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