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제공·심환지 등 이미지
일본 덴리대서 제공받아
일본 덴리대서 제공받아
수원 화성박물관은 지난 5일부터 2달 동안 ‘정조의 명신(名臣)을 만나다’라는 주제의 기획 전시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조선 정조 때 수원 화성 축성을 지휘한 영의정 채제공(사진) 등 모두 25명의 초상화가 전시된다. 또 정조의 어찰을 비롯해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천주교 순교자 이승훈(베드로)에게 보낸 편지 등 유물 40점도 함께 공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채제공 심환지, 윤시동, 서명선, 김종수, 정민시 등 정조시대 명신 11명의 초상화다. 박물관 쪽은 애초 지난 7월 이들 초상화의 대여를 일본 쪽에 요청했지만 덴리대 쪽은 초상화 이미지만을 제공했다. 초상화 원본은 아니지만, 초상화가 일본에 유출된 지 반세기 남짓 만에 이미지만으로라도 만날 수 있게 된 사연이다.
일본 덴리대는 조선시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비롯해 조선에서 가져간 문화재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덴리대는 이번에 소개된 11명의 명신 외에 신라~조선시대 명신들의 원본 초상화 201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를 4권의 화보로 간행했다.
수원화성박물관 김준혁 학예팀장은 “정조가 개혁정치를 한 것은 당시 이런 위대한 명신들 때문이었다”며 “한국 명신들의 초상화가 고국이 아닌 이국땅에 외롭게 남아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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