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에 위치한 사적 제57호인 남한산성 내 행궁이 10년에 걸친 오랜 복원사업을 끝내고 20일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왕의 정무공간’ 10년 걸려 작업
일제 파괴 100여년만에 본모습
일제 파괴 100여년만에 본모습
남한산성 행궁이 복원작업 10년 만인 24일 준공식과 함께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경기문화재단은 20일 “왕의 정무공간인 하궐 복원이 완료됨에 따라 지난 10년간 203억원이 투입된 남한산성 행궁 복원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남한산성 행궁은 왕의 정무공간인 하궐 154칸이며, 행궁의 정문인 2층의 한남루와 왕이 신하들과 함께 정무를 집행한 외행전 등이 포함돼 있다. 1998년 남한산성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2000년 행궁 복원사업이 시작됐고, 2005년 1차로 하궐 위쪽에 있는 왕의 내전인 상궐과 좌전 98.5칸이 복원됐다.
행궁은 왕이 궁궐 밖 나들이 때 머물던 별궁으로, 남한산성은 1624년, 행궁은 1625년 건립됐다. 이는 1624년 이괄의 난을 계기로 당시 왕이던 인조가 남한산성에 국가 유사시 도성을 떠나 거처할 산성과 행궁 건립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남한산성은 특히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47일간 처절한 항전을 벌이다 결국 삼전도로 나와 청나라와 굴욕적 강화협정을 맺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복원된 남한산성 행궁은 평상시에는 광주유수가 머물렀으나 19세기 말 일제에 항거한 연합의병부대의 거점이 되면서 일제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경기문화재단은 복원 과정에서 <중정남한지> 같은 고문헌과 옛 사진, 발굴 자료를 검증한 뒤 설계했고, 복원공사 과정에서도 마을에 흩어져 있던 행궁 본연의 석재를 수습해 원위치에 재사용했다고 밝혔다. 경기문화재단 박종강 팀장은 “지난 1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남한산성은 이번 행궁 및 성곽 복원 완료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한 중요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은 24일 오전 10시 행궁 하궐에서 준공식을 연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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