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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고려 청자주병에 뿔잔보기만 해도 취할라

등록 2010-10-22 11:11

허원(왼쪽 둘째)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장 등이 21일 한국교육박물관에서 막을 올린 ‘우리 술 이야기’ 특별전에서 막걸리 시음을 하고 있다.
허원(왼쪽 둘째)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장 등이 21일 한국교육박물관에서 막을 올린 ‘우리 술 이야기’ 특별전에서 막걸리 시음을 하고 있다.
금주포스터 등 200점 전시
10대 막걸리 시음 경합도
서원대 박물관 ‘우리 술 이야기’전

시인 천상병은 ‘술’이라는 시를 통해 ‘인생은 고해(苦海)다. 그 괴로움을 달래 주는 것은 술뿐인 것이다’라고 술을 예찬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은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며 술을 경계했다. ‘겉은 눈으로 보고 속은 술로 본다’는 속담도 있다. <제왕운기>에는 동명성왕이 고구려를 세운 뒤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는 등 역사 속에서도 술은 빠지지 않는다.

서원대 한국교육자료박물관이 다음달 19일까지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든 ‘우리 술 이야기’전을 연다. 20일 막 올린 이 전시회는 술잔, 술병, 술항아리 등 술 관련 유물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신라시대 토기잔, 뿔잔(각배), 고려시대 청자주병, 조선시대 분청철화주병 등 희귀 자료도 여럿 있다.

조선시대 술청에 길고 좁은 나무 널빤지를 차려 놓은 데서 유래한 목로주점, 일제강점기 의자 없이 서서 마시던 선술집, 구한말 주모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내외하면서 술상만 차려 내던 내외주점, 1950년대 유행하던 대폿집 등 조선시대 이후 술집 변천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제 때 등장한 최초의 소주·맥주 광고, 금주 포스터 등도 재미있다. 1921년부터 금주운동을 펼친 구세군의 금주 포스터에서 술은 ‘낭비’, ‘범죄’, ‘이혼’, ‘발광’, 무능’, ‘이동의 불편’, ‘사망’ 등 12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묘사돼 있다.

술 전시답게 다양한 시음과 시연도 이어진다. 1929년부터 3대째 술을 빚고 있는 진천 덕산 양조장은 특유의 막걸리 제조법을 선보이고, 소주·송엽주·부의주 등 전통 가양주 제조 시연도 이어진다.

부산 금정산성, 대구 불로, 경기 고양 배다리, 강원 정선 아우라지, 전남 순천 나우누리, 강원 횡성 송명섭, 충남 천안 입장, 충북 단양 대강 막걸리 등 지역 10대 막걸리 경합도 펼쳐진다. 경합은 관람자가 전시장에 마련된 술독의 막걸리를 맛본 뒤 최고의 막걸리에 표를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허원 한국교육자료박물관장은 “젊은 세대들과 함께 우리의 술 문화를 되짚어 보려고 전시회를 열었다”며 “단순히 훑고 지나가는 전시가 아니라 우리 술의 맛과 향, 멋까지 음미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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