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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골학교 도서관 1년아이들이 달라졌다

등록 2010-10-24 20:01

22일 오전 대전 동구 세천초등학교의 교내 도서관인 ‘실개울 글샘’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22일 오전 대전 동구 세천초등학교의 교내 도서관인 ‘실개울 글샘’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다.
전교생 49명 대전 세천초등
학생들 이틀에 한권 ‘뚝딱’
독서골든벨·개인 책꽂이…
눈높이 프로그램이 한몫
‘재미가 퐁퐁! 지혜가 팡팡! 꿈이 펑펑!’

전교생 49명, 교사 9명의 작은 학교에 큰 변화가 생겼다. 대전 동구의 식장산 자락에 있는 세천초등학교(교장 심영춘)가 주인공이다. 학생들이 이틀에 한권꼴로 책을 읽고, 학업 성적도 쑥쑥 오르는데다,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샘솟는 곳이다.

행복한 학교가 된 계기는 교내 도서관인 ‘실개울 글샘’이다. 지난해 9월 교실 3칸 크기를 손질한 도서관엔 장서 8300여권이 빼곡하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책꽂이와 예쁜 빛깔 의자에다 ‘온돌방 독서실’까지 갖췄다. 심 교장은 “지난해 부임했을 때는 아이들의 눈빛에 의욕이 없어 보였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도서관을 새로 단장해 운영한 지 1년 만에 아이들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학교에서 만난 송지혜(6학년)양은 지난해와 올해 ‘독서 스타’로 뽑혀 자전거와 기타를 선물로 받았다. 송양은 “이젠 국어시험 볼 때 지문이 길어도 자신이 생긴다”며 환하게 웃었다. 2학년 김유진양은 지난해 자전거를 탄 데 이어 이번에 또 자전거를 받게 되자 어머니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도서관 대출 권수는 아이들이 훌쩍 자라듯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2700여권이던 대출 도서가 올해는 벌써 8700여권에 이르러 세배 넘게 뛰었다. 한학기에 200권 넘는 책을 읽은 학생도 있다.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이 큰 몫을 했다. 도서관에 자신의 이름표가 붙은 책꽂이가 따로 있어 쉬는 시간이나 점심때마다 꺼내 읽는 ‘짬짬이 독서’가 학생들에겐 일상이다. 독서골든벨 대회도 연다. 학기마다 선발하는 ‘독서 스타’ 선정에는 2학기 들어 전교생 49명 가운데 36명이 참여하고 있다. 저녁때까지도 도서관에 학생들이 많아 문을 제때 못 닫을 정도다. 심 교장은 “자전거를 선물하기 위한 예산으로 300만원을 따로 준비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전시 안의 시골’이라 문화시설이 없고 전교생 90%가 통학버스로 등하교하는 처지지만, 16개 마을에 학생 17명이 ‘북 메신저’로 나서 마을 어른들에게 원하는 책을 전하는 활동도 한다. 한 학부모는 “이웃들과 책을 돌려가며 읽어야 하니 더 부지런히 보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자연스레 연결되는 셈이다. 어머니들도 주말마다 학교에서 동화 구연을 익혀 ‘귀로 책 읽는 날’(월요일)을 만들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세천초교는 지난달 29일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하지만 안타까움도 있다. 학생들의 독서량에 견줘 새책이 적기 때문이다. 류근양 교감은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하다 보니 학력도 덩달아 신장된다”며 “새책이 많아진다면 아이들이 도서관을 더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 기증 문의 (042)273-4921.


대전/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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