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4대강’ 파야하니 맹꽁아 떠나라?

등록 2010-10-26 20:34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군수2리에 있는 금강 둔치 4대강 공사 현장. 이달 초 맹꽁이가 발견된 뒤 설치된 출입금지 표지판 옆으로 지난 22일 준설토를 실은 덤프트럭이 지나고 있다. 전진식 기자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군수2리에 있는 금강 둔치 4대강 공사 현장. 이달 초 맹꽁이가 발견된 뒤 설치된 출입금지 표지판 옆으로 지난 22일 준설토를 실은 덤프트럭이 지나고 있다. 전진식 기자
금강 둔치에서 대량 서식지 발견
당국 “강제이주”…환경단체 반발
4대강 사업이 한창인 금강 둔치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들의 서식지가 발견돼 이 일대의 공사가 중지된 사실이 드러났다. 맹꽁이는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해 환경부가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한 양서류로, 5~7월 물에서 번식하고 가을·겨울에는 땅을 파고 들어가 휴면기를 보낸다. 정부 당국은 맹꽁이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된 곳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여대교에서 금강 하류 쪽 1㎞가량 떨어진 지점으로 물풀이 무성한 면적 2만5000여㎡의 웅덩이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7일 환경영향조사 업체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고 다음날 출입금지 표지판과 차단줄을 설치했다. 대전국토관리청은 4대강 사업의 일부로 1260억원을 들여, 지난 2월부터 이 일대 둔치를 중장비로 정비하고 풀·나무 등을 심어 테마 초지로 꾸미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인근에 사는 조성완 부여읍 군수2리 이장은 “5~6년 전부터 여름철에 맹꽁이 울음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들렸다”며 “가물치·메기·붕어 등도 산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현장을 둘러본 ‘양서류 전문가’ 문광연 대전 중일고 생물교사는 “20~30㎝ 깊이의 고인 물이 있고 벌레 같은 먹잇감이 많은데다 사람의 출입이 뜸한 곳이라 맹꽁이의 서식지로는 안성맞춤”이라며 “차단줄 바깥에도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존구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국토청은 지난 12일 금강유역환경청에 ‘조치 계획서’를 보내 “향후 맹꽁이 발견이 가능한 내년 6~8월에 정밀조사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주계획 등 보호 방안을 수립·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등은 ‘정밀조사 뒤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며 대전국토청 계획을 비판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영향평가서에 맹꽁이 서식 사실이 누락돼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사업 구간에서 제외하고,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사도 “효과가 의심스러운 서식지 이주보다는 보존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금강살리기사업팀 쪽은 “내년 5월까지 해당 지역을 그대로 존치한 뒤 전문가 조사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맹꽁이 이주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부여/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