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결과 평균시급 3900원…66% “근로계약서 작성 안해”
대구 지역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 가운데 57%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지역 14개 노동·시민단체로 이뤄진 ‘대구이주연대회의’가 최근 이주노동자 322명을 면접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3900원이며, 전체 57%가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4110원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시급은 이보다 더 낮아 시급 3871원으로 조사됐다.
이주 여성노동자들은 시간당 3640원을 받아 이주노동자와 여성노동자로서 이중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주노동자들의 한달 평균 노동시간은 297시간으로 한국 제조업 월평균 노동시간 189시간에 견줘 108시간이나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44.8%는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이 없다고 대답했으며, 점심시간을 묻는 질문에 29%는 30분 이하, 21%는 밥 먹고 바로 일한다고 응답했다. 밥 먹고 바로 일한다는 노동자들 가운데 82% 이상이 쉬는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의 44.8%는 식사시간을 빼고는 쉬는 시간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주노동자 가운데 65.9%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미등록 노동자는 88.8%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67%는 작업현장에서 일하면서 위험을 느끼고, 52%는 일을 하면서 다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작업중 다친 경우 산재 처리는 17%에 머물렀으며, 47%는 본인 부담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74%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이주연대회의 임복남 집행위원장은 “이 조사 내용을 토대로 대구고용노동청 과 출입국사무소, 대구시 보건과 등 관계당국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온 이주노동자 2만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만794명이 등록노동자이며, 나머지 1만여명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집계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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