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수정안 제시…이시종 지사 “곧 입장정리”
일부위원 항의 삭발…환경단체 “사업저지” 반발
일부위원 항의 삭발…환경단체 “사업저지” 반발
충북도 4대강 사업 검증위원회가 단양 쑥부쟁이 서식지 보존을 위해 충주시 한강 7공구 비내지구의 준설량을 최소화하고,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서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진천군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를 보류해야 한다는 충북지역 4대강 사업 수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충북지역 환경단체 등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충북도 4대강 사업 민·관 공동 검증위원회(위원장 황희연 충북대 교수)는 2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며, 대형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 등은 재검토나 조정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충북지역 4대강 사업은 환경 정비, 수질 개선, 용수 확보 등이 대부분이어서 문제 있는 일부 사업들의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지난 7월9일 학계 4명, 환경·시민단체 3명, 도의원 2명, 도 공무원 1명, 종교인 1명 등 11명으로 출범해 석달 남짓 검증 작업을 해왔다. 이시종 지사는 “검증위 결과를 존중해 이달 안에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증위는 한강 비내늪 일대의 멸종위기 식물 ‘단양 쑥부쟁이’ 서식지 보존을 위해 하중도(물속섬)와 샛강을 설치하고 준설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국토해양부는 비내지구에서 1.6~2.3m를 파내 1430㎥를 준설할 계획이다.
청주시 금강 10공구 ‘작천보’는 철거하되 보 높이를 현재 수위(2.65m)에 맞춰 신설하는 ‘절충안’을 내놨다. 국토부는 1962년 설치된 농업용 작천보(2.4m)를 철거하고 3m 높이의 가동보를 신설하는 계획을 세워 충북도에 사업을 위탁했으나, 환경단체는 미호종개 서식지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작천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황희연 위원장은 “작천보 문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해 전체 위원 합의안이 아닌 다수 의견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 학계, 종교인 등 207명이 참여한 ‘4대강 사업 저지 충북생명평화회의’는 이날 오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증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지사가 결연한 의지로 사업에 반대하지 않으면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강력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검증위에 참여했던 염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완희 ‘원흥이 생명평화회의’ 사무국장 등 2명과 김태종 충북생명평화회의 공동의장은 이날 검증위 발표에 항의해 삭발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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