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센터연구원 14명 자원봉사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있는 국가기상위성센터 연구원 14명은 요즘 밤이면 교사로 변신하는 ‘투잡’에 바쁘다. 이들은 월~목요일 광혜원 중·고생 35명에게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2008년 8월 서울 대방동 시대를 마감하고 이곳 광혜원 새 청사로 터전을 옮긴 연구원들은 지난 8월초부터 학교 안에 마련된 공부방 교사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이들을 교단에 세운 것은 광혜원고 조항정(59) 교감이다. 조 교감은 “농촌지역이라 변변한 학원이 없어 학생들이 방과후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도움을 청했더니 연구원들이 흔쾌히 승락해 공부방을 차렸다”고 말했다.
과외 교사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위성분석팀 박준동 연구사·안명환 위성개발팀장·김도형 위성기획팀 연구관(천리안 개발 담당) 등은 3~15년동안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위성자료를 관리하는 김해근 연구원 등 수학 교사들도 모두 석·박사 학위를 지닌 수재들이다. 대부분 강단에 선 경험도 있다.
이들은 순번을 정해 월·수요일은 광혜원고, 화·목요일은 광혜원중에서 저녁 7시10분부터 100분씩 수업을 하고 있다. 첫 수업의 수강생은 8명이었지만 지금은 고교생 21명·중학생 14명 등으로 늘었다. 학교 정규 수업 시간 때와 다른 맞춤식 수업을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안명환(46·사진) 팀장은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업무 집중도도 향상됐다”며 “학생들의 반응도 좋고, 보람도 있어 여건이 되면 국어·과학 등으로 과목을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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