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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일본 지역경제 살린 ‘품앗이 동네화폐’

등록 2010-11-04 09:41

[커뮤니티비즈니스 한·일포럼] 지바마을 성공사례 눈길
소비자는 물건 싸게사고 판매자는 봉사 지원받고
일본 도쿄의 동쪽에 자리한 인구 100만의 지바시. 이 도시에 있는 지바대학의 한쪽 담장을 따라 늘어선 40여개 상가들은 오래되고 길도 좁아 주민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게다가 인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로 손님이 몰리면서 이곳은 만성적인 불황을 겪었다.

다 죽어가던 골목길에 1999년 지역화폐 ‘피너츠’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피너츠클럽’에 가입한 주민들은 물건 을 5~10% 싸게 샀고, 할인된 금액은 ‘피너츠’라는 화폐로 적립돼, 정기적으로 그 가게나 지역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갚아나갔다.

예를 들어 주민들이 채소를 싼값에 구입한 뒤 채소 농가의 잡초를 뽑는 일을 돕거나, 미용실에서 저렴하게 머리를 자른 뒤 시간 날 때 미용실 일을 거들어주는 방식이다. 한명이 먼저 시작한 지역화폐 제도는 선풍적 인기를 끌어 11년이 지난 지금 회원이 2000명으로 늘었고, 덕분에 가게들의 매출도 올랐다. 이 사례는 일본 3대 주요 신문에도 소개될 만큼 전국적 화제가 됐다.

이 동네에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데 큰 몫을 한 구리하라 유지(60·사진) ‘지바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부대표가 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문화교육관에서 희망제작소 주최로 열린 ‘지역순환형 사회를 지향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 전략포럼’에 참가했다. 구리하라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는 대가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게들은 경쟁에서 협력관계로 바뀌고 신뢰가 높아졌다”며 “관심이 없던 지바대학 학생들도 참여해 지역 노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94년부터 지역의 잠재된 자원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시작됐으며, 이 사업을 추진하는 조직만 8000여개가 있다. 국내에는 약 4년 전부터 지역운동의 대안으로 도입됐지만, 아직은 전북 완주 등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일본 남쪽의 도쿠시마현에 있는 인구 2000여명의 가미카쓰 마을 역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성공한 사례다. 이곳 노인들은 나뭇잎, 들꽃을 따서 요리의 장식용으로 상품화해 전국의 호텔이나 음식점 등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약 180개 농가가 매년 2억5000만엔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구리하라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대해 “지역민들이 스스로 잠재력을 개발해 고용을 창출할 뿐 아니라, 노동과 생활방식이 협업 체계로 변한다는 것이 큰 의미”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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