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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경기 사립학교 재단실장 일가족 투신 왜?

등록 2010-11-05 19:49수정 2010-11-05 22:38

재단비리 의혹 감사받은 뒤
동료교사 “학교가 책임물어”
학교 “교육청 무리한 감사탓”
경기지역 사립 남·여 중·고교의 재단 실장이자 중학교 행정실장이 가족과 함께 저수지에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재단은 최근 비리 의혹 진정을 받은 경기도교육청의 감사를 받았고 일부 의혹은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그가 투신한 경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평택의 사립 중학교 행정실장 이아무개(54)씨는 지난 4일 오후 부인(54)과 아들(14·중2년)를 태운 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충남 아산 저수지에 빠져 숨졌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이 학교의 재단의 법인실장도 겸해왔으며, 지난달 13~27일 경기도교육청 감사반에게 재단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받았다. 교육청은 이 재단의 비리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접수하고는 감사에 나섰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과정에서 재단 쪽은 이사장의 사위인 홍아무개 전 교장을 올해 1월 교사로 채용하면서 사립학교법 시행령의 신규채용 절차를 어겼고, 홍 전 교장은 교사로 채용된 뒤에도 수업을 한 사실이 없는데도 급여를 받아온 점이 확인됐다”며 “재단 이사회 운영에서도 위법 혐의가 있어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 감사반이 들이닥치자, 재단 사무를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법인실장이던 이씨는 몹시 괴로워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씨는 재단 쪽으로부터 ‘비리 의혹 제기자’로 지목당한 전 법인실장이 “학교 서류를 밖으로 들고 왔다갔다하는 것을 봤다”는 진술을 공증받아 경기도교육청에 냈고, 재단 쪽은 전 법인실장이 서류를 훔친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교사는 “전 법인실장과 친했던 이씨가 전 법인실장을 절도범으로 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교 쪽이 이씨를 책망했다는 정황도 확인되는 만큼 경찰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단 이사장 사위인 홍 전 교장은 “30~40분 전에 감사 착수를 알리는 등 교육청이 무리한 감사를 벌였다”며 경기도교육청 쪽을 탓했다.

한편, 충남 아산경찰서는 이씨 가족 사망과 관련해 “1차 부검 결과, 세 명 모두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열 아산경찰서 수사과장은 “유서는 없고 이씨가 최근 괴로워했다는 증언이 있어, 학교 재단과 경기도교육청 감사 담당자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 아산/김기성 전진식,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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