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내년 1~2학년 시행”…3학년은 빠져
애초 공약보다 축소…시·군·구 지원금 거부 탓
애초 공약보다 축소…시·군·구 지원금 거부 탓
2012년까지 초등학교 1~6학년 21만여명 모두를 대상으로 시행하려는 부산시교육청의 무상급식 계획이 삐걱거리고 있다.
시교육청은 9일 “내년에 440억원을 확보해 초등학교 1~2학년 전체 5만5000여명과 초·중·고교 저소득층 학생 5만9000여명 등 11만4000여명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수 기준으로는 올해 5만7000여명보다 5만7000여명(100%), 예산 기준으로는 올해 230억원보다 210억원(91.3%)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애초 임혜경 교육감이 지난 8월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표했던 자신의 공약 실천 계획과는 거리가 있다. 당시 임 교육감은 2012년까지 초등학교 1~6학년 전체 21만여명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먼저 내년에 초등학교 1~3학년 전체 7만1000여명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약 실천계획과 비교했을 때 저소득층 무상급식 인원은 내년에 6000여명이 늘어나지만 초등학교 3학년 1만6000여명이 무상급식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시교육청은 8월 초등학교 1~3학년 전면 무상급식(248억원)과 저소득층 무상급식 확대를 위해 내년에 566억원가량이 소요된다며 부산시와 16개 구·군에 각각 100억원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구·군은 재정이 나빠 한푼도 지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나마 5일 허남식 부산시장이 임 교육감을 만나 내년에 46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원 명목을 초·중·고교 저소득층으로 한정했다.
시교육청의 내년도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2012년까지 초등 1~6학년생의 전면 무상급식이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초 계획대로 2012년까지 초등 1~6학년 전체 21만여명을 무상급식하려면 연간 65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학교급식팀 관계자는 “자체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하려고 했으나 자치단체의 도움 없이는 역부족”이라며 “자치단체장들이 무상급식을 이념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예산팀 관계자는 “6·2 지방선거 당시 교육감 후보들이 내년도 예산이 부족해 시에 돈을 빌리고 있는 구·군의 재정 상황을 잘 살펴보지 않고 무리하게 공약을 발표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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