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시민회관서 경연대회…상금 최고 100만원
‘안동서 아 고등 시케가, 서울에 대학 보내띠…조아라꼬 소문내 장개 보낼라칸이께네…저 두리 죽고 몬 산다는데 워에니껴…우짜께나 서울 사돈 보거든 모도 이런 오해 엄도록 하세이’
11일 오후 안동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안동 사투리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류응하(62)씨의 발언 원고다. 류씨와 서울에 사는 사돈이 서울과 안동의 사돈집을 번갈아 오가면서 빚어진 재미있는 일화를 구수한 사투리로 옮겨 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인 이 대회에는 일반인과 학생 등 20여명이 참가한다. 이 행사를 마련한 안동문화원 김상현(32) 간사는 “올해는 훨씬 재미있고, 수준있는 작품이 많이 접수됐다”며 “초등학생부터 일상생활에서 사투리가 몸에 밴 어르신들까지 참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안동문화원 쪽은 언론매체와 교통이 발달하면서 고유한 지방의 방언이 표준어에 밀려 젊은층들이 자기 고장의 말을 점점 잊어가고 있으며, 안동의 말이 촌스럽고 격이 낮은 사투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잘 가꾸고 다듬어 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해 온 원고로 3~4분씩 사투리 솜씨를 겨룬다.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3명이 사투리 구사 능력(30점), 내용의 참신성과 구성력(25점), 연기력(25점), 관중 호응도(20점) 등을 점수로 매겨 최우수상과 우수상 등을 뽑아 10만~1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이재춘 안동문화원장은 “안동은 경상도 사투리의 본고장”이라며 “이 대회가 안동의 문화를 바로 세우고, 조상의 얼을 널리 알리는 데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54)859-0825.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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