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립이야기로 시민영상제와 인권영상공모전에서 각각 대상을 받은 영상동아리 ‘장애in 소리’ 회원의 모습. 앞줄 맨 오른쪽 누워있는 이가 주인공 선철규씨다. ‘장애in 소리’ 제공
장애·비장애인 섞인 영상동아리
뇌병변장애 선철규씨 독립 과정
10개월 제작과정 거쳐 작품으로
뇌병변장애 선철규씨 독립 과정
10개월 제작과정 거쳐 작품으로
30대 장애인의 자립이야기를 담은 영상물이 시민영상제 등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뇌병변장애 1급 선철규(32)씨와 그가 소속한 영상동아리 ‘장애in 소리’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제10회 퍼블릭액세스(일반인이 직접 기획·제작한 영상물) 시민영상제에서 <선철규씨의 자립이야기-지렁이 꿈틀>로 지난 7일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또 국가인권위가 선정하는 올해 인권영상공모전에서도 지난달 대상을 수상했다.
25분짜리 영상물인 이 작품은 선씨가 1997년부터 2009년까지 12년 동안 생활했던 장애인시설에서 홀로 독립해 스스로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담았다. 선씨는 자신의 장애인시설→그룹홈(5명 가량이 함께 생활)→독립 생활에 이르는 과정을 직접 기획·구성하고 나래이션까지 맡았다. 다른 회원들은 촬영·편집 등을 도왔다.
작품을 만든 영상동아리 ‘장애in 소리’는 장애인 5명과 비장애인 2명으로 이뤄졌다. ‘장애in 소리’는 장애가 안고 있는 진솔한 내면이야기를 다루자는 뜻으로 이름지었다. 10개월의 제작과정을 거쳐 지난 5월 작품을 완성했다. 제작기간이 길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자신의 자립이야기를 완성하려는 선씨의 의지가 강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대부분을 누워서 생활하는 선씨는 지난해 5월 독립해 중증장애인 지역생활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제작에 참여한 문주현씨는 “상을 받은 것은 장애인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열망과, 그것을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도와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묻게 해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며 “공동체적 가치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작품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민언련 시민영상제의 경쟁작 24편 중에서, 인권위 영상공모전의 응모작 74편 중에서 각각 대상을 받았다. 지난 12~13일 전북 전주 시민미디어센터의 ‘만만한 영상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국가인권위는 오는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62돌 기념식에서 시상식을 연다.
선씨와 회원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장애인들이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공부를 더해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이야기를 풀어 영상으로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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