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쪽, 구의원들 단식농성 강제진압
진보정당 “항의방문때 구청장이 욕설”
진보정당 “항의방문때 구청장이 욕설”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배정 문제를 싸고 울산에서 자치단체와 야당 시·구의원들 사이에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두 진보정당 울산시당은 17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동구가 구의원의 단식농성장을 철거하려 한 것을 규탄하면서 정천석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정당은 “16일 동구의회 진보정당 소속 구의원 4명이 단식농성 강제진압과 관련해 정 구청장을 항의방문했을 때 정 구청장이 ‘ 이 ×같은 새끼야’, ‘배지 달고 나니 눈에 뵈는 게 없냐’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구청장 스스로 소양과 자질이 부족함을 드러냈고 직분 또한 망각한 만큼 자진 사퇴함으로써 주민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두 당이 힘을 합쳐 끝까지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안 심의 등 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동구는 15일 오후 구청 현관에서 박문옥 동구의회 부의장(민주노동당)이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배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직원 40여명을 동원해 농성장 물품을 강제로 철거했다. 민주노동당 쪽은 “구의 농성 강제진압 과정에서 박 부의장이 허리에 부상을 입고 의원 보좌관이 손가락과 머리 등에 상처를 입었으며, 박 부의장의 행정사무감사 준비 자료도 빼앗겼다”며 이튿날 아침 기자회견을 연 뒤 구청장을 항의방문했다.
이에 대해 구 쪽은 “농성장을 철거하기 전에 민원인들의 불편 및 청사 이미지 등을 고려해 구의회 의사당으로 농성장을 옮겨 달라고 간곡하고 정중하게 부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철거 과정에서 폭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에선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배정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친환경무상급식본부장 이은영 시의원이 11일부터 이날로 7일째 시의회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동구의회 박 부의장이 15일부터 동구청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 김창현 시당위원장과 김진석 남구위원장, 김종훈 동구위원장 등도 시청과 남구청, 동구청 앞 등에서 각각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내년도 울산시내 전체 초등학교 친환경 급식 지원과 소규모 학교 무상급식 시범실시를 위해 필요한 예산 106억원 가운데 56억원의 분담을 울산시에 요구했으나 시는 올해보다 3억원 늘어난 7억원을 편성해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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