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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북 학생인권조례 토론회 열기

등록 2010-11-18 10:24

머리맞댄 학생·교사, 제도정비·인권교육 병행 ‘한목소리’
“양말색까지 따지는 등굣길 불쾌” “체벌문제만 너무 쏠려”
“아침은 상쾌하다. 하지만 학교 가는 건 불쾌하다. 교복은 다 갖춰 입었는지, 교복 속의 셔츠와 양말은 무슨 색인지, 머리카락은 너무 길지 않은지 등을 돌아보다 보면 상쾌할 수가 없다. 학생은 사람이다. 학생도 인권을 누려야 한다. 그러나 이 당연한 명제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6시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교조 전북지부 강당에서 열린 학생인권조례 토론회에서 이예반(15·무주 무풍중 3)군이 학생인권조례 필요성을 발표했다. 이군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소속이다.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류의 소설 <엑소더스>에 나오는 단체이름으로 ‘불멸’을 뜻한다.

이군은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의견과 참여라고 생각한다”며 “홍보물 등을 통해 학생들이 인권 필요성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평화와인권연대가 “시민의 힘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자”는 뜻으로 마련한 토론회에는 학생·교사 등 50여명이 참석해 진지한 토론을 이어갔다.

대부분 조례 제정에 공감했고, 철저한 준비를 주문했다. 이복순 전주온고을중 교사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권조례를 제정하면 더 많은 학생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학교에서 신뢰할 만한 기구·조직 등을 먼저 갖춰야 한다. 이는 보수단체에서 제기하는 시기상조론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효자 장수중 교사는 “우리 학교가 4년 전부터 두발 자율화를 했는데, 우려가 있었지만 아직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자유를 주는 만큼 이에 따른 책임·인권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체벌보다는 상담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보건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 즉흥적”이라며 “‘나의 인권이 중요하면 타인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점을 교육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학생인권 논의가 체벌 문제에만 쏠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훈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조례 제정에서 생활지도와 체벌만이 부각돼 다른 인권 문제가 묻혀버린다”며 “인권조례는 더 많은 영역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의 열정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주성심여고 1학년 김아무개양은 “담임 등이 상담을 도와주지만, 학생 수가 많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 제도가 있다 해도 교사의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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