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남양뉴타운 등 19개지구 포기·축소
화성 등 자치단체들 “일방적 통보”…마찰 예상
화성 등 자치단체들 “일방적 통보”…마찰 예상
118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례 새도시를 비롯한 곳곳의 택지개발지구에 대해 ‘유-시티’( U-City)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돼 자치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유-시티는 도시기반시설에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교통·방범·방재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주민 생활 편의를 증대하고 체계적인 도시관리를 하는 차세대 정보화 도시를 말한다.
23일 토지주택공사와 경기 성남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토지주택공사는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창곡·복정동 일대 6.8㎢에 조성중인 위례 새도시에 대해 유-시티 사업을 포기할 방침”이라며 “이 방침과 관련된 협의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달 초 성남시에 보냈다. 이런 방침은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유-시티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돼, 애초 계획했던 유-시티 사업을 포기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성남시는 유-시티 사업은 새도시의 필수시설임을 강조하며 토지주택공사의 포기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로 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또 토지주택공사는 지난 3일 향남면 하길·상신·방축리 일대 향남2지구(320만2000㎡)와 남양·북양·신남동 일대 256만5000㎡ 규모의 남양뉴타운지구 등 2곳의 택지개발사업지구에 대해서도 유-시티 구축사업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화성시는 보도자료를 내어 “몇차례 협의를 하며 이들 지구의 유-시티 구축 사업에 대한 합의를 한 토지주택공사가 일방적으로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며 “도시민의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시설 설치를 중단한 것은 삶의 질 하락을 예상한 미분양 등의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현재 유-시티 설계 단계에 있는 19개 지구에 대해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기로 한 방침을 현장별로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해당 자치단체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토지주택공사의 유-시티 사업이 이처럼 발목이 잡힌 가운데, 주민 입주가 80% 이상 진행된 판교 새도시에서는 유-시티 사업 진행 정도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버스안내정보시스템이 전체 139곳 가운데 30곳만 설치되고, 이 시스템이 애초 계획보다 1년이 지난 내년 1월에야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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