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청앞 농민대회
직불금 확대요구 빗발
전남도 야적시위 계속
직불금 확대요구 빗발
전남도 야적시위 계속
“농민들이 땀 흘려 가꾼 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천대받고 있다. 쌀값이 떨어져 이제는 20년 전 가격이 됐다. 농약·농자재·비료 가격이 많이 올랐다. 생산량이 반토막 난 지금, 이런 조건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농민들의 통탄을 어찌 말로써 다하겠는가.”(전북농민 투쟁결의문 중에서)
24일 오후 1시30분께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앞 광장. 전북 곳곳에서 모여든 농민 1000여명이 ‘쌀값보장, 밭직불제 쟁취, 농민생존권 사수 전북농민대회’를 열었다.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농민들은 쌀쌀한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쌀값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느라 주먹을 불끈 쥐었다.
농민 최기열(65·정읍시 북면)씨는 “아침 10시30분 주민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도청에 왔다”며 “이삭이 나오는 출수기에 24일간 비가 오는 바람에 일조량 부족으로 흉년이 들었는데도 쌀값이 폭락했다. 현재 쌀 80㎏이 12만원인데 9만원을 인상해 21만원이 돼야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길 전농 전북도연맹 의장은 “북한의 공격으로 행사를 할지를 두고 많이 고민했지만, 농민들이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이라 예정대로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쳐 이명박 정부, 전북도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효신 전북도연맹 사무처장도 “북한의 도발로 대북 쌀지원이 국민정서와 어긋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농민들은 △쌀 목표가격 21만원 보장 △전북도 벼경영안정자금 가마당 5000원 지원 △밭직불금 ㏊당 40만원 지급 △논직불금 200억원으로 확대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장에는 북한 포격으로 희생된 군인을 의식한 듯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검은색 펼침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경찰은 21개 중대 1200여명을 동원해 충돌에 대비했다.
광주와 전남 농민들도 쌀값 폭락에 항의하며 야적시위에 나섰다. 전농 전남도연맹 나주시지회는 지난 18일부터 시청 앞마당에 40㎏들이 벼 4000여 가마를 쌓아두고 있다.
장흥·보성·영암·영광·구례·순천 지역에서도 군청이나 농협 앞 등지에서 야적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앞서 전농 광주시농민회 소속 농민 100여명은 19일 한나라당 광주시당 앞에서 쌀값 보장 농민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를 연 뒤 한나라당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박임근 정대하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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