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엄마’ 소재로 한 영화
‘우리 만난 적 있나요’ 개봉
‘우리 만난 적 있나요’ 개봉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400여년 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를 그리며 애절한 사랑을 편지로 남긴 ‘원이 엄마’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 만난 적 있나요>가 25일 개봉됐다. 드라마 <선덕여왕>과 <조선 추리활극 정약용>에 출연한 박재정이 윤소이와 호흡을 맞췄으며, 경북 안동의 고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찍었다. ‘원이 엄마’ 이야기를 바탕으로 픽션을 곁들인 전생에 관한 멜로물로 제작비 4억4천만원 가운데 안동시와 경북도가 각각 1억9천만원과 3천만원을 부담했다. 25일 오후 6시 주연인 박재정이 안동을 방문해 팬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영화의 소재가 된 ‘원이 엄마’의 편지는 1998년 4월 경북 안동시 정상동 이응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관 속에서 발견됐다. 원이 엄마는 날로 병환이 악화되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삼는 등 정성을 다해 쾌유를 기원했지만, 끝내 어린 아들(원이)을 남겨둔 채 30살의 젊은 나이로 숨진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환을 편지에 담았다. 원이 엄마의 애틋한 사랑은 4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소설과 무용, 오페라 등 예술작품으로 되살아나기도 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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