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파업 12일째
노조원 4만5천여명 2시간씩…기아차도 동참
금속노조 위원장 등 모여 특별교섭 의제 논의
사쪽, 여전히 대화 거부…40억 추가 손배소도
노조원 4만5천여명 2시간씩…기아차도 동참
금속노조 위원장 등 모여 특별교섭 의제 논의
사쪽, 여전히 대화 거부…40억 추가 손배소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이 12일째 접어든 가운데 정규직 노조가 26일 ‘잔업 거부’로 연대에 나섰다. 정규직 노조가 성명서 발표나 물품 지원 외에 직접 조업에 영향을 끼치는 행동으로 비정규직 노조에 연대 뜻을 내보이기는 이번 파업 국면에서 처음이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이날 울산공장을 비롯해 전주·아산 등 모든 공장에서 조합원 4만5000여명이 주·야간조 2시간씩 잔업을 거부하도록 했다. 잔업 거부는 지난 22일 금속노조의 정기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 외에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도 주간조 잔업을 거부하는 등 전국 대부분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일제히 벌어졌다.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는 이날을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행동의 날’로 정해 오후 5시 주간 근무조가 잔업을 거부한 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규직-비정규직 공동집회를 열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경훈 현대차지부장, 이상수·강성희·송성훈 현대차 울산·전주·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은 이날 오후 울산 현대차지부 사무실에서 현대자동차 쪽에 요구하기로 한 특별교섭 의제와 교섭단 구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24일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소송 등 해결 △농성에 참가한 비정규직 고용 보장 △불법 파견 교섭 대책 등을 교섭 의제로 정했으나, 다수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정규직 전환’ 요구가 의제에서 빠진 것에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쪽은 “공장 점거농성 해제가 선행된다면 시트사업부의 사내하청업체 폐업 문제와 관련해 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정규직 노조가 아닌 사내하청 노조와는 협의에 응할 수 없다”는 종전 태도를 고수했다. 현대차는 이날 추가로 이상수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 등 27명을 상대로 4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법원에 냈다. 이로써 비정규직 노동자 65명이 현대차 파업 사상 최대 규모인 100억원을 물어내라는 소송에 직면하게 됐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원 500여명은 울산 1공장에서 12일째 점거농성을 벌였고, 300여명도 울산공장 앞 정문 등에서 집회와 농성을 이어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금속노조는 27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근처 태화강역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현대차 울산공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조현오 경찰청장은 김수정 울산경찰청장과의 간담회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사태는 노사 자율 해결을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찰은 중립을 지키되, 불법 행위에는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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