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말의 대표선수를 뽑자면 ‘너 참 거시기 허다잉’이 빠질 수 없다. 전라도 사람에게 ‘~잉’은 이미 몸에 배어 있어 자기도 모르게 말끝마다 튀어 나오는 말투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다른 지역 나들이라도 할 판이면, 그만 그 ‘~잉’ 때문에 전라도 사람임을 드러내고 만다. ‘~잉’은 전라도 사람이면 누구나 숨쉴 때마다 한번씩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잉’을 아무 때나 쓰는 것은 참 ‘거시기 헌’일이다.”
전북도가 발간하는 책 시리즈 <전북의 재발견>의 2010년도 편이 나왔다. <말, 흥>으로 전북 방언의 맛과 풍류의 흥을 담아냈다. <맛, 소리>(2008년)와 <쌀, 길>(2009년)에 이어 세번째로 여섯권을 만들어낸 것이다.
<말> 편은 차진 전북의 말맛을 담고 있다. 전북 말의 특징 등을 살피고, ‘되살리고 싶은 말 100선’도 부록으로 꾸몄다. 100선에는 쌉소롬하다(조금 쓴맛이 있다), 새똥빠지다(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말·짓을 하는 느낌이 들다), 자올자올(졸려서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는 모양), 널찐널찐(사이를 충분히 띄어), 대처나(아닌 게 아니라), 아까막새(조금 전에), 깽끼(새끼손가락·발가락) 등이다.
<흥> 편은 전북의 풍류와 축제를 흥감 넘치는 글로 담아냈다. 전북의 명절 풍경과 세시풍속을 풀어냈고, 흥의 명인들을 만나 인터뷰 글로 엮어냈다. 두권 모두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극작가 최기우씨 등 지역 문인·언론인이 집필에 참여했다.
<전북의 재발견>은 전북의 문화유산을 책 12권으로 담아내려는 시도다. 이 책을 단순한 홍보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은, 전문 필진의 유려한 글, 사진작가의 해석이 담긴 사진, 품격있는 디자인 때문이다. 인문학적 깊이를 갖춰 전북을 찾는 손님에게 귀한 책자로 활용하고 있다.
전성환 전북도 홍보기획과장은 “2013년까지 전북의 영화, 문학, 자연, 사람 등 여섯권을 더 발간해 12권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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