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독주에 ‘쓴소리’
정상혁(69·자유선진당) 충북 보은군수가 정부의 4대강 사업 독주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군수는 13일 오전 보은군청에서 궁저수지 둑높이기 사업 반대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4대강 사업저지 충북생명평화회의 공동 대표단 등과 한 면담에서 “4대강 사업 저수지 둑높이기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의 군수지만 4대강 사업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모든 사업은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진행했으며, 군수와 주민은 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군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아무리 정부가 주도한다고 하지만 사업을 매끄럽게 하려면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듣고, 단체장과도 교감이 있어야 하는데 4대강 사업은 그야말로 정부만의 사업이었다”며 “사업에 반대한 주민이 자살 기도까지 하는 것을 보며 군수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현실적으로 손을 쓸 수 없어 자괴감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림부가 사업을 추진하다 갑작스레 제외한 보은 쌍암 저수지, 농민을 죽음 직전까지 내몬 궁저수지 문제 모두 현장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4대강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편 궁저수지 사업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보은군 보은읍 네거리에서 궁저수지 사업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지난 6일 안재훈(66) 대책위원장이 사업에 반대하며 자살을 기도한 데 이어 주민들은 지난 7일 오전에도 충북도에서 항의 집회를 연 뒤 이시종 충북지사를 찾아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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