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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여권 실세 포진한 영남권에 SOC 예산 편중

등록 2010-12-14 21:05수정 2010-12-15 08:25

한국진보연대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결식아동 방학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경로당 난방비 예산을 절반으로 줄여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의 사과와 서민예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한국진보연대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결식아동 방학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경로당 난방비 예산을 절반으로 줄여 강행처리한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의 사과와 서민예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내년 SOC예산 지역 불균형
도로부문 정부안보다 3553억 증액…영남권에 54% 몰아줘
전남 요구예산의 88%만 반영…여수산단진입로 건설 차질
강원 동서고속화철도 ‘0원’…인천도시철도 2호선도 ‘싹둑’
국회의 내년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한 지역 현안 사업 예산이 갑작스레 삭감되고 증액된 것을 둘러싸고 각 지방정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도가 요구한 내년 국비 지원 예산 300건 8조156억원 가운데 88.4%인 7조895억원만 반영됐다. 2005년 시작해 내년 12월 말 완공할 목표인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는 애초 전남도가 3000억원을 요구해 정부 예산안에는 2000억원이 반영됐으나,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500억원으로 크게 깎였다. 전주~광양 고속도로 사업비로는 2627억원을 요구했으나 2195억원만 반영돼, 432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 완공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관련 예산은 애초 668억원을 요구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억원만 반영됐다.

전남도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 지역 관련 예산은 1350억원이 넘게 증액됐지만, 22개 시·군이 있는 전남도의 증액 예산은 통틀어 1091억원에 불과하다”며 씁쓸해했다.

강원도의 경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까지 약속했던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 기본설계 예산 30억원’이 날치기 처리 와중에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인천 최대 현안 사업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개통할 예정이었던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비 1780억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정부 예산안에서 360억원이 삭감된 뒤 국회에서 100억원만 되살아나 1520억원만 반영되자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영남·충청권 일부 지방정부는 날치기 와중에 국비 지원 예산이 크게 늘자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영남권은 무엇보다 ‘도로 부문’ 예산이 다른 지역에 견줘 도드라지게 늘었다. 도로 부문 예산은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 제출안보다 무려 3553억원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54%인 1927억원이 인구 1300만명의 영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에 집중됐다. 인구 2600만명인 다른 8개 시·도(서울·인천·제주 제외) 증액분 1626억원에 견줘 20%가량 많은 것이다. ‘형님 예산’ 논란을 불러일으킨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에 정부 예산안에도 없던 520억원을, 울산~포항 고속도로 사업에 정부안보다 100억원 많은 1000억원을 반영한 것이 대표적 보기다.

경북도는 내년 국비 예산으로 낙동강 경북구간 사업비 2조5883억원 등 8조216억원을 확보했는데, 올해 7조115억원에 견줘 1조101억원(14%)이나 늘어난 것이다.


경남도도 올해보다 1676억원 늘어난 3조808억원을 확보해 도 사상 최대의 국고 예산을 따냈다. 날치기 통과를 주도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역구인 양산시 관련 예산 288억원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창원·마산갑)이 지역구 관련 예산 1742억원을 확보한 것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시는 올해 예산 3조566억원보다 6500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는 도시철도 3호선 건설비 1535억원도 들어 있다.

충청권 지방정부도 꽤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올해 예산에 견줘 2203억원(6.5%) 늘어난 3조5828억원을 따낸 충북도는 지난 9일 ‘이시종 충북호, 정부예산 확보 9회말 만루홈런 날리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충남도도 올해에 견줘 3920억원(8.7%)이 늘어난 4조8727억원을 확보하자 표정 관리에 나섰다.

장병완 민주당 의원은 “날치기를 하면서도 한나라당 실세들의 지역구 사업 챙기기를 통한 ‘예산의 영남 밀어주기’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던 사실이 도로 부문 예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날치기 처리된 예산을 무효화하고, 무상급식 등 민생복지 예산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대하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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