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재영(오른쪽 다섯째 파란옷)씨 등 영화 <글러브> 출연진과 청각장애 야구단인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 충주 성심학교 제공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 영화화 ‘글러브’ 개봉박두
듣지 못하는 아이들 ‘야구 사랑·도전’ 그려
강우석 감독이 제작…허각·존박이 주제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야구단’ 충북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단장 장명희 교장 수녀)의 파란만장한 야구 이야기가 영화화된다.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글러브>다. <글러브>는 지난달 마지막 촬영 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다음달 말께 개봉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영화에는 강우석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 정재영, 강신일씨 등이 출연했으며, 케이블방송 <엠넷> ‘슈퍼스타케이’의 두 주인공 허각과 존박이 주제가를 부른다. 영화는 프로야구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활약하다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접은 박상수(40) 감독과 성심학교 장애인 선수들의 치열한 야구 사랑을 바탕으로 영화적인 재미가 더해졌다. 야구부장 박정석(42) 교사는 “아이들의 야구 사랑과 도전 정신을 강우석 감독과 배우들이 제대로 그려내리라는 믿음으로 영화화에 동의했다”며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야구를 통해 삶을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은 2002년 9월9일 ‘귀의 날’에 창단했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청각장애인 학생 12명이 선수단의 전부였다.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 야구단이자 전국 고등학교 가운데 57번째 팀이었다. 야구는 공과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타구 소리를 듣고 반응해야 하는 ‘눈과 귀의 경기’지만 이들은 모든 것을 눈으로 해결한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또한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에러로 공이 빠져도 보지 못하면 감독·코치가 아무리 소리쳐도 알지 못한다. 이런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영화에 담겨 있다. 성심 야구단의 목표는 2가지다. 정규대회 1승과 프로야구 선수 배출이다. 성심 야구단은 그동안 정규 고교 야구대회에 20여차례 출전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역 예선에서는 전통의 강호 청주 세광고와 청주고의 벽에 막혔다. 지역 예선이 없는 봉황대기 대회는 선수가 부족해 출전하지 못한 지난해를 빼고는 2003년 이후 해마다 출전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물론 농아인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승리를 거뒀다. 2007년 대한 농아인 야구협회 창립의 밑거름이 됐으며, 이후 전국에 생겨난 10여개 청각 장애인 야구단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두번째 목표는 한국의 ‘더미 호이’가 탄생하는 것이다. 더미 호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첫 청각장애 선수로 그의 이름을 딴 대회도 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동작도 더미 호이 때문에 생겨났다. 박 감독은 “늦게 야구를 접한데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집중력이 있어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분명 좋은 선수가 나올 것”이라며 “그 선수를 보고 더 많은 장애인들이 희망을 키우는 멋진 상상을 하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심 야구단 23명(고교생 14명)의 선수는 오늘도 꿈을 이루려고 밤늦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강우석 감독이 제작…허각·존박이 주제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야구단’ 충북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단장 장명희 교장 수녀)의 파란만장한 야구 이야기가 영화화된다.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글러브>다. <글러브>는 지난달 마지막 촬영 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다음달 말께 개봉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영화에는 강우석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 정재영, 강신일씨 등이 출연했으며, 케이블방송 <엠넷> ‘슈퍼스타케이’의 두 주인공 허각과 존박이 주제가를 부른다. 영화는 프로야구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활약하다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접은 박상수(40) 감독과 성심학교 장애인 선수들의 치열한 야구 사랑을 바탕으로 영화적인 재미가 더해졌다. 야구부장 박정석(42) 교사는 “아이들의 야구 사랑과 도전 정신을 강우석 감독과 배우들이 제대로 그려내리라는 믿음으로 영화화에 동의했다”며 “불쌍한 장애인이 아니라 야구를 통해 삶을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은 2002년 9월9일 ‘귀의 날’에 창단했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청각장애인 학생 12명이 선수단의 전부였다.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 야구단이자 전국 고등학교 가운데 57번째 팀이었다. 야구는 공과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타구 소리를 듣고 반응해야 하는 ‘눈과 귀의 경기’지만 이들은 모든 것을 눈으로 해결한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또한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에러로 공이 빠져도 보지 못하면 감독·코치가 아무리 소리쳐도 알지 못한다. 이런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영화에 담겨 있다. 성심 야구단의 목표는 2가지다. 정규대회 1승과 프로야구 선수 배출이다. 성심 야구단은 그동안 정규 고교 야구대회에 20여차례 출전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역 예선에서는 전통의 강호 청주 세광고와 청주고의 벽에 막혔다. 지역 예선이 없는 봉황대기 대회는 선수가 부족해 출전하지 못한 지난해를 빼고는 2003년 이후 해마다 출전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물론 농아인대회에서는 여러 차례 승리를 거뒀다. 2007년 대한 농아인 야구협회 창립의 밑거름이 됐으며, 이후 전국에 생겨난 10여개 청각 장애인 야구단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두번째 목표는 한국의 ‘더미 호이’가 탄생하는 것이다. 더미 호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첫 청각장애 선수로 그의 이름을 딴 대회도 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동작도 더미 호이 때문에 생겨났다. 박 감독은 “늦게 야구를 접한데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집중력이 있어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분명 좋은 선수가 나올 것”이라며 “그 선수를 보고 더 많은 장애인들이 희망을 키우는 멋진 상상을 하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심 야구단 23명(고교생 14명)의 선수는 오늘도 꿈을 이루려고 밤늦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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