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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청주대 장학금 ‘요란한 생색’

등록 2010-12-23 09:23수정 2010-12-23 11:46

비리적발로 지원 끊긴 영어캠프 수강료 75만원 환급
“대학평가 겨냥…적립금 쌓아놓고 얄팍한 술수” 비판
학교에 100만원을 내면 75만원을 장학금으로 주는 ‘통큰 학교’가 있다. 충북 청주대학교다.

청주대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여는 ‘겨울방학 영어 기숙캠프’에 수강 신청한 학생들이 수강료 100만원을 내면 수료 뒤 75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숙식도 제공한다. 수강생들은 월~금요일까지 일주일에 40시간씩 4주 동안 원어민 강사 수업과 토익 수업 등을 듣는다.

손영호 어학교육원장은 “우리 대학의 수강조건은 다른 대학들의 영어 기숙캠프 수강료가 140만~180만원인 데 비해 파격”이라며 “학교가 학생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학생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동안 방학 영어 기숙캠프가 무료에서 유료로 바뀌고, 장학금도 자신이 낸 수강료에서 일부를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름 캠프에는 200명, 지난해 겨울에는 300명, 지난 여름방학 때는 400명이 수강했으나 올겨울 캠프 수강 신청자는 100명에 그쳤다.

캠프가 유료로 바뀐 이유는 이 대학이 지난해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으나 지난 9월 교과부 점검에서 부정이 드러나 올해 지원금 37억2400만원을 모두 환수당한 데 따른 것이다. 정상엽 청주대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그동안 나랏돈으로 무료 캠프를 운영하며 생색내더니 지원이 끊기자 유료로 전환하고, 돈 한푼 안 내고도 엄청난 장학금을 주는 것처럼 자랑하는 학교의 약삭빠른 행정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염태호 청주대 기획처장은 “학생들의 영어 수준을 높이려는 순수한 뜻에서 캠프를 마련했다”며 “수강 전후 테스트를 해 성적이 오른 수료생들에게 성적 향상 장학금을 주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름 밝히기를 꺼린 이 대학 한 교직원은 “대학이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각종 평가의 중요 잣대인 장학금 지급률을 높이려고 꼼수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재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엄청난 적립금이 있는 청주대가 얄팍한 술수를 부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대의 올해 평균 등록금(820만원)은 191개 대학 가운데 21위, 교비회계 적립금은 지난해 2186억8천여만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7위에 올랐으나, 학생 지원은 1인당 교육비(617만원) 161위, 1인당 장학금 지원(120만원) 106위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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