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들이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의 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 백신을 소에게 접종하고 있다. 고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 사재기 조짐에
이틀만에 철회 소동
이틀만에 철회 소동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겠다며 ‘살아 있는 소의 시·도간 이동’을 전면 금지했다가, 소 도축 물량이 급감하며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틀 만에 이를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 유통시장이 한껏 흔들린 상태에서, 정부가 섣부른 방안을 내놓아 혼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2일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살아 있는 소의 시·도간 이동을 금지하고 출하되는 가축은 해당 시·도에서 도축한 뒤 유통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쇠고기의 주요 소비지인 수도권의 소 도축 수가 급감했다. 지난 24일 농협 서울 축산물공판장에선 하루 평균 500여마리이던 도축 수가 50여마리로 줄었다. 쇠고기 소비처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그동안은 각 지역에서 소를 서울로 옮겨 도축을 해왔던 것이다. ‘사재기’를 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한 축산 도매인은 “불안한 유통업자들이 구매부터 하자고 움직였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틀 뒤인 24일 살아 있는 소의 이동 금지 조처를 철회했다. ‘각 지역 축협이 출하 물량과 유통경로 등을 관리하고 철저히 소독한 뒤 출하증명서를 발급하면’ 가축을 시·도간 이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전국 도매시장의 한우 도축 수는 2670마리로 전날 2862마리보다 6.7% 줄었고, 평균 경락가격은 1㎏당 1만5827원으로 전날(1만5570원)보다 1.7% 올랐다.
이경미 김현대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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