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규(40) 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오준규씨 ‘추모 사진집’ 펴내
수익금으로 또다른 ‘사진봉사’
수익금으로 또다른 ‘사진봉사’
“요즘 한국인들에게 우리 현대사는 벌써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고, 잃어버린 역사 같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과거가 없었다면 어떻게 현재와 미래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이 사진들을 통해 나라와 역사를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지난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장례 기간 동안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었던 오준규(40·사진·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씨가 최근 사진집을 발간했다. 지난해 9월 연 전시회 사진을 바탕으로 320쪽 분량의 추모 사진집 <추모-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사진집>을 낸 것이다. 김·노 전 대통령 관련 사진 각 155컷씩 모두 310컷을 담았다. 그가 장례 기간 동안 온몸을 던져 찍은 사진들을 4개월 동안 정성을 들여 간추렸다.
역사 기록물로 남기려고 고급용지를 썼다는 그는 ‘쉽게 잊곤 하는’ 한국인의 습성을 아쉬워했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6월,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신효순·심미선양 사건이 촛불집회 시발점이 된 것은 단 2장의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인 그는 자신의 사진이 지닌 진실성을 믿고, 그것이 역사 기록으로 남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어떤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진집을 500권으로 한정했다고 했다. 일부 출판업자들은 ‘장삿속’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단호히 거부했다.
두 전 대통령이 가난하고 낮은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던 뜻을 조금이나마 받들고자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은 장애인·조손·다문화 가정의 가족사진 촬영 제작비로 쓸 생각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추구하는 그는 내년 4월엔 천안함 희생자 장례식 1돌을 맞아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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