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접종 보상대책도 허둥지둥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양평군의 지방도로에서 27일 오후 출입 차량을 대상으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양평/김태형 기자 [e-mail]

내용 부실에 홍보 부족…농민·공무원 태반 몰라
이천서도 항체 양성반응…충북선 의심신고 접수

정부가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꺼리는 농가를 설득하려고 ‘접종 부작용으로 죽은 소 등은 보상해준다’는 보상 대책을 마련했으나, 해당 축산농가와 일선 공무원들 가운데 보상 대책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백신 접종 과정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경기지역 축산농가들과 시·군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 25일 오후 백신 접종 농가 보상 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날까지도 상당수 농가와 일선 공무원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황인식 한우협회 경기 파주지부장은 “보상안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한우협회는 물론 경북 등 다른 지역 지부장, 인터넷까지 모두 뒤져보면서 관공서의 구제역 상황실까지 물어봐도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축산과 관계자는 “일이 많아 그런 내용을 대부분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접종이 본격화된 만큼 해당 공무원들에게 보상 관련 공문을 숙지하도록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 25일 한우협회 등이 ‘보상 대책 마련 뒤 예방 접종’을 요구하자 당일 오후 뒤늦게 보상 방안을 마련해 경북도·경기도에 보냈고, 경북도·경기도는 26일 보상 방안을 시·군에 보냈다. 하지만 성탄절 연휴인데다, 해당 공무원들 상당수가 방역과 접종에 매달려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27일 인천 서구 오류동과 경북 청송군 진보면, 경기 양평군 양평읍에서는 구제역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으며, 충북지역에서도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면서 방역당국과 농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의심 신고를 한 충북 충주시 앙성면 한우농가는 구제역이 발생한 여주군 가남면에서 14㎞, 강원 원주시 문막읍에서 17㎞ 떨어져 있다.

여주군 가남면에 이어 이천시 대월면에서도 구제역 ‘항체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여주·이천지역이 구제역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음을 드러냈다. 정부도 바빠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7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구제역 초기 진단 능력 강화를 위해 지방 거점지역에 정밀진단 실험실 설치를 추진하고 시·도 가축위생시험소에 항원 진단 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축산업의 허가제를 도입하는 한편, 질병 발생 원인을 제공하면 농장 폐쇄 조처를 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외국인 노동자의 신고·교육·소독 의무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남 충주/김기성 오윤주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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