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울주군, 케이블카·휴양소 건설 계획 발표
시민단체 “놀고 즐기는 내용뿐, 환경보호는 뒷전”
시민단체 “놀고 즐기는 내용뿐, 환경보호는 뒷전”
울산 울주군과 경남 밀양·양산시, 경북 경주시와 청도군 등 5개 시·군의 경계지역은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빼어난 산세와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에 이 산봉우리들은 언제부턴가 ‘영남알프스’로 불리우고 있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이 영남알프스 일대를 동남권 산악관광 거점으로 개발하려 해 자연 훼손 우려를 낳고 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28일 박맹우 시장과 신장열 군수, 시·군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남 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시와 군은 이 협약에 따라 곧 마스터플랜 추진협의회를 꾸리고 2019년까지 536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영남알프스 일대를 국내 최대 산악관광 1번지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사업 내용은 △접근성 개선 △화제성 창출 △프로그램의 다양화 △체류시간의 연장 등 4대 추진전략 아래 28개 세부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세부사업은 산악 케이블카 도입을 비롯해 관광숙박업소 및 휴양소 등 복합웰컴센터 확충, 주차장 및 보행로 정비 등이 중심이다. 작수천과 석남사 계곡, 배내골 등 일부 환경 및 경관 훼손구역 복구사업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관광자원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케이블카 도입은 과거 울주군이 단독으로 추진하려다 자연경관 훼손 우려와 사업성 불투명 등을 지적한 반대여론에 밀려 보류했던 사업이나 이번에 다시 포함됐다.
울산생명의숲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추진협의회 구성에 민간 참여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구체성이 없고, 시·군 공무원들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독단에 치우칠 우려가 크다”며 “사업 내용도 놀고 즐기는 식의 관광자원 개발 위주로 구성돼 있어 자연자산의 훼손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담당자는 “지난 11월 경부고속철 울산역 개통 이후 영남알프스 산행 등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이와 연계해 영남알프스 일대를 동해안과 더불어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역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