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신규직원 37명중 24명 특채 드러나
구미시 간부 아들·친인척 포함 ‘특혜 의혹’
구미시 간부 아들·친인척 포함 ‘특혜 의혹’
경북 구미시의 공영주차장과 하수처리장 등의 시설을 관리하는 구미시설관리공단이 직원들을 무더기로 특별채용해 온 사실이 4일 밝혀졌다.
공단은 2006년부터 5년 동안 37명의 신규직원을 새로 뽑는 과정에서 24명을 특별채용했으며, 공개채용은 13명에 머물렀다. 특별채용으로 뽑은 직원 가운데는 구미시 간부직원의 아들과 친인척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4월 공단 전아무개 상임이사의 아들도 특별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갑원 공단 이사장은 구미시 국장급 간부 출신의 퇴직 공무원이며, 상임이사는 구미시에서 과장으로 퇴직했다.
지난 12월1일 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감상조)에서도 강 이사장 등 간부 직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특별채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최근에는 감사원에서 구미시설공단을 포함한 지방 공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면서 특혜가 없었는지 감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구미경실련은 성명을 내 “공무원 출신이 요직을 독차지하는 것도 모자라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을 우대하는 불공정한 운영이 사실로 드러나 실망스럽다”며 “특별채용을 없애든지, 특채 인원을 10%로 제한하라”고 촉구했다.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빽 없는 서민들과 청년실업자들은 특별채용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나 분노하고 있다”며 “공단 이사장의 임명권자인 남유진 구미시장이 나서서 대대적인 개선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식 공단 경영지원팀장은 “전 이사의 아들을 도서관 업무보조원으로 채용한 적이 있으나 구미시 간부직원들의 친인척 채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그동안 특수한 기술이 필요한 부서에서 일부 특별채용을 한 적은 있다”며 “앞으로 신규직원을 뽑을 때는 가능하면 공개채용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99년에 문을 연 구미시설관리공단은 봉곡도서관, 선산도서관, 원평하수처리장, 4단지 하수처리장, 근로자종합복지회관, 환경사업소, 공영주차장 등 10여곳의 시설을 구미시에서 위탁받아 관리하는 지방 공기업이다. 주차요금 등 수입금은 모두 구미시로 보내고, 구미에서 해마다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직원 130여명의 인건비와 경상경비 등에 사용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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