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중재나서…파업 16일만에 첫 대화
노조 “고통분담”…회사 “해고방침 변함없어”
노조 “고통분담”…회사 “해고방침 변함없어”
대규모 정리해고를 두고 마찰을 빚어온 한진중공업 노사가 극한 대결을 피하고 대화에 나섰다. 회사는 5일로 예정했던 정리해고자 400명의 명단 통보를 전격 유보했다.
최우영 사무장 등 노조 대표 3명과 박선종 상무 등 회사 대표 3명은 5일 오후 1시45분과 5시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신관 1층에서 두 차례 협상을 벌였다. 노사 대표는 이에 앞서 4일 오후 지난달 20일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뒤 16일 만에 처음 만나 5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다.
이틀 동안의 회의에서 노조 대표들은 회사 쪽에 △정리해고 철회 △2009~2010년 성과급 배분 △고소·고발 취하 및 징계 철회 △휴업 중단 △단체협약 준수 등 7가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대표들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며, 노조가 이에 대해 협조해달라’는 종전의 견해를 고수했다.
노사는 일단 서로 만난 것에 의미를 뒀다. 최 사무장은 “회사 쪽이 정리해고를 철회하면 고통을 분담할 다양한 방안을 가지고 있다”며 “노사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만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 쪽 관계자도 “정리해고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노사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대상자를 통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부산시는 3일 노조와 시민대책위, 회사 쪽 관계자들과 접촉해 노사가 4일 협상에 나서도록 이끌어냈다. 시는 애초 연말연시라는 시기상의 이유 등을 들어 회사 쪽에 정리해고 통보 등을 늦춰 줄 것을 요청했으나 회사 쪽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광장에서 48시간 노숙농성을 끝낸 노조원 1000여명은 이날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광장에서 전국금속노조 영남 지역 노조원 1000여명과 함께 ‘정리해고 저지 결의대회’를 연 뒤 한진중공업 중앙동 사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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