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강기갑 무관심 질타 “구제역·AI방역 군 대거투입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전쟁에 준하는 국가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군을 대대적으로 방역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11일 성명을 내어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축산농가가 시름을 앓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6일 긴급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주재한 게 전부이고 신년사에서도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대통령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지금부터라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전쟁에 준하는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긴급호소문을 내어 “구제역 현장에서는 방역 인력 문제가 심각하다”며 “군부대의 대거 투입 말고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부모들이 걱정한다는 이유로 군이 방역 현장을 기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병력의 방역 현장 투입에는 김효석 의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구제역 종식 및 예방과 관련해 강 의원은 “그동안 생산성 절감을 강조한 공장제 축산으로 가축 수를 비약적으로 늘리기만 했지, 방역시스템은 20세기에 머물렀다”며 “전국토가 가축들의 무덤이 돼가고 있다. 모든 가축에 대한 전면 백신 접종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구제역의 근본 처방은 밀식사육 억제로 가축 면역력을 키우고 종국에는 선진국형 지속 가능한 축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의원과 강 의원은 전남 담양·곡성·구례 및 경남 사천 등 농촌지역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다.
한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충남 천안·아산, 전북 익산, 전남 영암·나주, 경기 안성 등 4개 도 6개 시·군으로 확산되자, 정부가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특히 국내 오리 1300만마리 가운데 570만마리를 기르는 영암·나주에서 집중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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