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를 ‘한글 문화·관광 중심지’로

서울시 “한글 11,172 마당·주시경길 등 조성”

서울시가 우리 고유 문자인 한글을 문화상품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를 ‘한글 문화 관광 중심지’로 조성한다.

서울시는 12일 “세종대로 일대 통의·통인·내수·세종로동 등 47만㎡를 한글문화관광중심지(한글마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루지’는 한 도시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건물 등을 뜻하는 ‘랜드마크’의 우리말 조어다.

서울시는 민간의 도움을 받아 이 일대 간판과 표지판 등 모든 문자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종문화회관 옆에 있는 세종로공원에는 ‘한글 11,172’ 마당을 조성한다. 한글 자모 24자로 만들 수 있는 총 1만1172글자를 같은 수의 시민이 작은 돌에다 한 자 한 자 써서 공원 바닥에 설치할 계획이다.

한글학회~주시경집터~사직로를 잇는 900ｍ 길은 한글 보급에 힘썼던 국어학자 주시경을 기리는 뜻에서 ’주시경길 시범가로’로 만들어 한글 관련 전시·공연 공간을 마련한다. 내수동 75번지 일대에는 주시경 선생을 기리는 기념공원도 만든다. 장기적으로는 통인동 일대에 세종대왕 생가를 재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하룻밤 이상 묵으면서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인 ‘한글사랑방’을 운영할 계획이다.

약 1시간 교육과정을 통해 한글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올 7월까지 보급해 국제선 항공기 기내방송과 외국에 설치된 한국어 보급기관인 세종학당 등에 보급할 방침이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다양한 형태의 팬시, 문구, 액세서리, 인테리어상품 등을 개발해 한글과 관련한 문화예술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