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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피로 가중…사망·부상사고 잇따라

등록 2011-01-14 19:40수정 2011-01-14 22:31

방역·백신 작업 나섰다가 교통사고·손가락 절단
경기공무원 42명 부상…매몰가축 161만마리 달해
전북 김제시 금구면 옥성리 사동마을 이장 한재수(61)씨는 지난 12일 오전 9시께 이웃 김아무개씨 축사에 갔다. 구제역 예방약(백신) 접종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가 로프(줄)로 소를 결박해서 잡고 주인 김씨가 백신을 놓았다. 소를 고정하는 틀이 있었다면 작업이 쉬웠을 텐데 현장에는 없었다. 소 60여마리 가운데 절반가량 접종을 마치던 오전 10시45분께 그만 한씨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잘렸다. 왼손으로 잡은 줄을 잘못 놓치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전주의 병원으로 옮겨져 접합수술을 받았다. 면장이 “입퇴원증명서를 제출하면 이장들이 단체로 가입한 상해보험 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한씨 아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구제역 사태가 14일로 47일째 이어지면서 방역 작업과 백신 접종에 나선 농민들이나 공무원들이 피로 누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거나 손가락이 잘리는 등 인명피해 사고가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북에서는 방역에 나섰던 공무원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지난해 12월1일 경북 안동시 녹전면 방역초소에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금아무개(49·안동시 행정7급)씨가 1주일 뒤 숨졌다. 같은달 28일 영양군 입암면 방역초소에서 김경선(37·영양군 시설8급)씨가 모래를 뿌리려고 화물차를 운전하다가 빙판에 화물차가 미끄러져 뒤집히면서 숨졌다. 안동시 여성 직원(32·행정7급)은 방제 작업의 물품 지원을 하다가 지난달 6일 병원에서 유산했다. 14일에도 지난달부터 방역초소 근무에 동원됐던 문경시 공무원 장아무개(42)씨가 잠을 자다 뇌출혈로 깨어나지 못해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으나 의식 불명 상태다.

경기지역에선 살처분 때 소에 받히거나 돼지를 잡다 넘어지는 등 공무원 부상자만 42명이다. 지난달 21일 파주시 적성면에서 김아무개(7급)씨가 전기모터로 작동되는 방역기계를 점검하다 오른손이 빨려들어가면서 검지가 잘렸다. 지난 11일 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도로에서는 구제역 상황실 비상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차량이 뒤집혀 김아무개(48)씨 등 용인시 공무원 5명이 다쳤다. 경기도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작업으로 피로에 지친 공무원들이 주로 부상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 직원 신동수(46)씨의 경우 지난 11일 수소에 차여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이날 무주군에선 수의사 정아무개씨가 백신 접종 봉사를 하다가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노영운 전북도 축산과장은 “농림수산식품부가 긴급방역비 예산으로 접종 참여자 대상의 ‘농업인 안전공제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라는 공문을 14일 보내왔다”고 말했다.

13~14일 구제역 추가 발생은 2건에 그쳤지만, 공식 발생 건수로 잡지 않는 위험지역에선 하루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고 농식품부 쪽이 밝혔다. 매몰 소·돼지는 날마다 10만마리가량씩 급증해 14일 현재 161만5031마리에 이르렀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전남지역 오리농가에 집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날까지 닭·오리 등 351만5428마리가 매몰됐다. 전주 성남 대구/박임근 김기성 박주희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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