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삼성전자 탕정사업장 기숙사에서 투신해 숨진 김아무개(25)씨의 유족들과 노동단체들이 삼성전자 쪽의 공개 사과와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김씨의 유족들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원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4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의 부도덕한 업무와 과실로 인한 죽음에 대해 최고책임자가 언론에 공개사과를 하고 유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삼성전자 쪽에 △방진 작업복 착용과 화학용제 취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와 잦은 특근이 회사의 강압에 의한 것은 아닌지 △‘3개월 추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는데도 곧바로 근무 배치를 한 이유 등을 명확히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 김씨의 자살 시도 뒤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까닭, 장례를 종용하고 보상금 등으로 유족들을 회유한 경위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반올림’은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자살한 노동자의 수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특별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며 “삼성도 노동환경을 즉각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회사와 동료들을 상대로 근무 형태와 시간 등 자살 동기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쪽은 경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천안/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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