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사업 8-2공구 교량 건설 위치도
환경단체 “금산군 수통리 교량 신설…자연경관 파괴”
탐방로 조성 대안도 제시…충남도 “군에 합의안 요청”
탐방로 조성 대안도 제시…충남도 “군에 합의안 요청”
금강 권역의 환경단체들이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충남도에서 추진하는 콘크리트 다리 건설계획에 대해 “자연생태 경관이 빼어난 금강 상류의 우수한 여울이 영원히 파괴될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대 뜻을 밝혔다. 또 환경 보호와 주민 편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금강유역환경회의와 금강을 지키는 사람들은 17일 대전 중구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 파괴가 당연시되는 졸속 설계의 금강 8-2공구 교량 건설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충남도 치수방재과는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금강 상류에 사업비 24억원을 들여 너비 7m, 길이 145m의 교량(생태탐방로)을 새로 건설하는 것 등을 뼈대로 한 사업계획 변경안을 마련한 뒤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의에 나섰다. 도가 생태탐방로 건설의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지역 주민 및 방문객의 생태적 관찰 활동”이다. 애초 각종 초화류를 심을 계획이었던 저곡지구의 천내습지를 원형대로 보존하는 대신 일부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도는 지난해 12월 민관 합동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2008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할 만큼 금강 상류 지역에서는 단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날 환경단체들은 다리 건설에 대한 대안으로 △어재리와 수통1리 마을 앞 강변 둔치 복원 △수통2리 강변 생태탐방로 조성 △섶다리(징검다리) 복원 등을 제시했다. 또 생활권이 전북 무주지역인 방우리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하루에 3차례씩 마을버스를 무주로 운행하도록 하고, 일부 제방도로를 포장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또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충남도에 △야간공사와 강추위 속 콘크리트 타설 등 불법공사 중지 △문화재 파괴가 우려되는 공주·부여 지역의 4대강 사업장 전면 조사 △흙먼지와 자재 유실 피해에 대한 조사와 대책 마련 △현장 골재 채취를 빙자한 금강 파괴 현장의 조사 등을 촉구했다.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환경단체와 금산군 쪽의 주장이 각각 일리가 있어, 합의된 조정안을 마련해 오는 20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도 차원에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의견을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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